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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박영수 전 고검장 피습…60대 가해 남성 오늘 중 구속영장 신청 예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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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63ㆍ사법연수원 10기) 전 서울고검장 피습 사건의 가해자 건설업체 대표 이모(64)씨에 대해 경찰이 오늘(18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혐의는 살인미수다.

경찰 관계자는 “원래 17일 당일에 조사를 해야했지만 이씨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를 하루 미루게 됐다”며 “오늘 상태가 호전되는대로 피의자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한 뒤 늦게라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7일 오전 0시 서울 반포동 법무법인 사무실을 나서는 박 전 고검장을 흉기로 기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고검장은 목 부위에 10cm 넘는 상처를 입고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상처 부위에서 조금만 벗어났을 경동맥이 있어 위험할 뻔 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흉기 두 개를 준비한 뒤 16일 오후 6시부터 박 전 고검장의 사무실 앞으로 찾아와 그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박 전 고검장의 사무실 관계자는 “오후 9시부터 3시간 가량 실랑이를 하다가 이씨가 ‘잘못했다’고 해서 돌려보내려는 순간 품에 있던 또다른 흉기를 꺼내 박 전 고검장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박 전 고검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최근 TV를 보다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8~10일)에 박 전 고검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을 보고 거물급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관예우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날 오전 4시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가족이 ‘이씨에게 우울증세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슬롯머신 대부(代父)’ 정덕진(75)씨가 자신이 고소한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보고 정씨의 변호를 맡았던 박 전 고검장에게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고검장 측은 “이씨는 당시 무혐의 처분에 대해 항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이씨도 차장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고검장 측 관계자는 “정신적 충격이 커 당분간 지인 면회도 사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법무법인 동료 변호사 몇 명 외에는 병실을 드나드는 사람은 없었다. 박 전 고검장은 오늘(18일) 중 법인 사무실을 통해 입장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고검장은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 노무현 정부 때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낸 뒤 2009년 서울고검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활동하다가 2013년부터 법무법인 강남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영익ㆍ김민관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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