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더 빨리 취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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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3일 "캘리포니아산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최근엔 15~16도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이나 칠레산 와인은 대부분 12~13도 정도다.

이렇게 알코올 도수가 올라간 이유는 캘리포니아 지역 일조량이 유럽이나 칠레보다 많아 포도 작황이 좋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많으면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고, 발효과정에서 알코올로 변하는 당분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게 와인 메이커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근 14도가 안 되는 와인을 맛보기가 쉽지 않다. 도수가 낮은 유럽산 와인이 색다른 와인으로 취급받을 정도다.

포도주 애호가들은 "포도주의 우아하고 섬세한 맛이 사라졌다"고 불평하고 있다. 또 "포도주가 너무 독해 식탁에서 반주로 할 수 없게 됐다"고 투덜대고 있다.

의학계에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인체 내 당분 함량을 높이고 두통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와인 제조업자들은 "알코올 함량과 포도주의 맛과 질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카운티의 와인 제조업자인 그레그 브루어는 "(애호가들이) 독특한 맛을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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