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男' 푸틴, 교황도 1시간 이상 기다리게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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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DB

국제사회에서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1시간 이상 기다리게 만들었다. 푸틴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바티칸으로 넘어와 교황을 만났다. 애초 이날 오후 5시에 만나기로 돼있었지만 푸틴은 1시간 10분 늦게 도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이동할 때 차량이 많이 정체되면서 일정이 늦어진 것”이라며 “이동하는 내내 교황청에 우리의 상황을 얘기하고 협의했다”고 해명했다. 2013년 두 사람의 첫 만남 때도 푸틴은 50분 지각을 해서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푸틴의 지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도 30분 지각하면서 “외교적인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 2008년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 때도 매번 40여분씩 지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도 40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도 40여분 지각했다.

2013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만남에는 무려 3시간이나 늦었다. 푸틴의 측근들은 그가 지각하는 이유로 “주요 인사를 만나기 전 안건을 두 세 번 확인하는 꼼꼼한 성격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그의 잦은 지각은 ‘고의적인 정치 행동’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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