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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5세 신진서 3연승 … 한·중 대결서 2년 연속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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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바둑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적어도 지난 2~3일 이틀간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 퉁리(同里)에서 열린 ‘2015 메지온배 한·중 신예바둑대항전’을 놓고 보면 그렇다. 한국이 이번에도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연패다.

 한국에 우승을 안긴 신예들은 최정(19) 5단, 신진서(15) 3단, 김진휘(19) 2단이다. 이들은 중국 대표로 나온 자오천위(趙晨宇) 4단, 랴오위안허(廖元赫) 2단, 위즈잉(於之<83B9>) 5단을 만나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우승을 일궈내며 한국 바둑의 밝은 미래를 점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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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엔 한국팀이 밀렸다. 2일 열린 1라운드에서 신진서 3단을 제외한 두 선수가 모두 패하며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일 오전 열린 2라운드에서 신진서와 김진휘가 승리를 차지했고, 오후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신진서와 최정이 승리하며 개인 승수 합산 5승 4패로 중국을 눌렀다.

 우승의 주역은 단연 신진서 3단. 신 3단은 위즈잉 5단, 랴오위안허 2단, 자오천위 4단을 잇따라 격파하며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3연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도 3전 전승을 기록하며 한국 우승을 이끌었다. 신 3단은 “올해 출전한 중국 선수들이 작년에 붙었던 선수들보다 실력이 약해 올해도 꼭 3연승을 하고 싶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승해 기쁘고 우승에 기여한 것 같아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한국 여자 랭킹 1위 최정 5단. 한국과 중국이 4대 4인 상황에서 최정은 중국 여자 랭킹 1위 위즈잉을 꺾으며 한국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과거 최정은 위즈잉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듯했으나 최근에는 3연승을 거두며 기세가 역전됐다. 최 5단은 “예전에는 스스로 이해되지 않을 만큼 위즈잉과의 대국에서 맥없이 지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부담을 극복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친한 사이로 알려진 위즈잉과 인사를 나누었느냐고 묻자 “위즈잉이 나와의 대국에서 지는 바람에 팀 승리가 갈렸고, 그것 때문에 위즈잉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말을 붙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대회에서 힘든 점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신진서는 “중국 대회에 자주 나가 이제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컨디션의 차이가 없다”며 “다만 중국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아 한식당이나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얼마 전에도 세계 대회 때문에 중국에서 20일 정도 머물렀기 때문에 다시 중국에 가기 너무 싫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다”고 했다. 김진휘는 “최근 불면증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신예기사들은 한국 바둑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할까. 김진휘는 “내가 이번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할 말은 아니지만 중국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실력이 약하다”며 “신진서·신민준 등이 중국 선수들보다 훨씬 잘 두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진서는 “중국 프로기사가 많아 수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밀리지만 실력은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했고, 최정은 “우리나라는 허리 층이 얇지만 소수 정예들만 보면 절대 실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지온배 한·중 신예바둑대항전=한국과 중국의 신예 기사들이 3명씩 한 팀을 이뤄 대결을 펼치는 단체전. 올해 2회째로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가 공동 주최, 중국 퉁리진인민정부와 메지온㈜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12만 위안(약 2120만원), 준우승 상금은 2만 위안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 초읽기 60초 1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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