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전시품은 순로따라보는 습관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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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제박물관회의(IOCM)는 그 정관에서 박물관을「박물관이란 사회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항구적인 시설로서 연구·교육·레크리에이션에 이용하는 유형의 자료를 수집·보존·전시하는곳」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어서 박물관이란 박물관·미술관·기념관·동물원·식물원·수족관·생태관· 사적지· 건조물· 자연보호구역·자연과학센터·기술관·천문관등이 총망라된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한편 1960년 11차 유네스코총회에서는 「박물관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는 가장 유효한 방안에 대한 권고」 를 채택하여 박물관이 일반대중의 교육과 문화의 보급에 기여하며 인종·성·경제적 차별없이 균등하게 기회를 부여하기위한 이상을 실현할수 있도록 최대의 배려를 해야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제 이러한 박물관측의 이상을 생각하면서 관람객의 편에 서서 박물관 이용의 요령과 태도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앞에서 열거한 권고 내용은 그대로 우리나라의 박물관에서도 적용,실시되고 있다고 할수가 있다. 이것은 모든 박물관의 기본자세이기도 한 까닭이다. 따라서 일요일 개관은 이제상식이 되었으며 관람료의 징수도 극히 억제하고 있음은 대체로 누구나 느끼고 있는 일이다.
언제나 박물관은 환경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느나라나 어디서나 박물관은 손을 쓰는 곳. 약간의 사치가 허용되는 유일한 곳이다. 따라서 박물관은 쾌적한 요건을 구비하고 있으므로 전시실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번은 가볼만한 장소다. 더 나아가서 박물관 지하실에까지 간다면 그것으로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배가하여 얻을수가 있게된다.
다음 어떤 박물관이나 각기 주가 되는 벽이나 전시장이 있고 그곳에는 그냥 지나칠수 없도록 그 박물관의 중요자료가 눈길을 끌게 마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시품은 한번만 더 들여다 보도록 한다. 모든 전시품들은 간결한 실명판이 붙어 있으며 체계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순로대로 따라 보는 습관을 기르자. 보충하여 설명하는 시청각 장치나 간행물등은 반드시 응용하도록한다.
박물관 전시실을 돌아본다는 것은 「박물관 피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들때가 있다.정신적 포만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내내 서서 돌아다녀야 하기때문이다. 그래서 근래의 박물관은 신체장애자를 위한 특별시설도 장려하고 있다.
군데군데 있는 휴게시설을 충분히 활용하여 싫증과 피로가 겹치지 않도록 주어진 시간을 안배하도록한다. 전시실마다 나름대로의 베스트를 정해가면서 보노라면 더 관심이 집중될것이며 그 관심의 폭이 넓혀질 것이며 또 모든 박물관은 그 계산아래 전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이 실시하는 각종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참여해보자. 박물관이란 그나라 문화의 심장부가 되는 곳이며 문화의 척도가 되는 곳이다. 그 중심부에 내가 함께 한다는 자랑과 긍지를 갖도록 해도 좋을 것이다.
박물관 이용시의 주의사항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먼저 시실이나 자료에 훼손이 가지않도록 해야겠다.
사진촬영 허가여부를 먼저 알아보고 설사 촬영이 허용하는 곳이라 할지라도 삼발이나 플래시는 피할줄 아는 양식을 지녀야 한다.
메모라도 하고싶으면 반드시 연필을 사용하자. 혹시 잉크라도 묻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본적인 예의인 것이다. 내나라 내박물관은 물론이고 다른나라의 박물관일지라도 그 전시품은 바로 우리들 인류공동의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면 결코 가벼이 다루게 되지는 않을 것이며 문화인의 기본수칙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이난영(국립중앙박물관미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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