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빙어 '기생충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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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관광객이나 주민들에게 별미로 인기가 높은 소양호 및 대청호 서식 빙어의 기생충 감염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기생충은 3년 전보다 감염률이 1백배 이상 높아져 인체 감염 가능성도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30일 강릉 관동대에서 열린 2003년도 대한기생충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 채종일(기생충학 교실)교수팀의 주제발표 자료 ‘소양호 및 대청호에서 수집한 빙어 및 피라미의 흡충류 피낭유충 감염상태’에서 밝혀졌다.

蔡교수는 이 자료에서 지난 1월 충북 대청호에서 수집한 빙어 1백마리에 대해 첨단 기법(슬라이드 압평법 및 인공소화법 등)을 이용해 어류 아가미 등에 기생하는 기생충인 흡충류 피낭유층(애벌레)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간흡층(간디스토마) 피낭유층 3백69개와 기타 애벌레 51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빙어 1마리당 평균 4.2개의 기생충 애벌레를 갖고 있는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춘천 소양호에서 수집한 빙어 4백59마리를 동일한 방법으로 감염 실태를 분석한 결과 간흡층 피낭유층 1백61개(35.1%)와 다른 기생충인 선충류 6마리를 수집했다.

이같은 결과는 2000년 다른 논문에서 발표된 소양호 빙어의 간디스토마 감염률 0.3%보다 1백배 이상 높아진 것이어서 소양호·대청호의 기생충 감염 실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또 소양호에서 수집한 피라미 30마리에서도 간흡충 등 각종 기생충 애벌레 3백 26개를 수집해 감염률이 빙어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蔡교수팀은 이들 빙어와 피라미에서 수집한 피낭유충을 흰쥐에 감염시킨 결과 간흡충 성충 2백32마리(회수율 41.5%)와 12마리(92%)를 각각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소양호 및 대청호의 빙어와 피라미가 간흡충의 제 2중간숙주이며 인체 감염원이 될 수 있는 것을 입증한다는 게 蔡교수팀의 설명이다.

蔡교수는 “이들 지역에서 잡힌 빙어의 기생충 감염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빙어를 생식(生食)할 경우 간흡충 감염의 우려가 높은 만큼 적절한 조리를 한 뒤 먹는 것이 좋다”며 “빙어의 기생충 감염을 없애기 위해서는 간흡충 감염의 원인이 되는 사람과 동물의 분뇨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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