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고 당기는 "큰돈"줄다리기|아마-프로 야구 두 에이스 선동렬-최동원 요구에 구단 측선 난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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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입단이냐, 대학원 진학이냐. 지난번 쿠바 세계야구 선수권대회서 구원투수 l위를 차지한 한국대표 팀의 에이스 선동렬 (22· 고려대)은 과연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년 대학을 졸업하는 선동렬은 프로팀 해태와의 접촉을 끊고 돌연 대학원 진학, 실업팀 입단의 뜻을 비쳤다.
제28회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온 선동렬은 고향인 광산군 송정리에 돌아가 아버지 선판규 (61)씨와 상의한 끝에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했다는 것.
그 동안 아버지 선씨는 고려대 최남수 감독과 만나 아들의 대학원 진학 문제도 의논해왔다.
한편 해태 측은 아버지 선씨와 4차례 만나 입단교섭을 벌였으나 선씨가 국내프로 선수 중 최고의 대우를 요구함으로써 난색을 표시하고있다.
선동렬이 프로 입단을 포기할 경우를 대비하여 실업팀들은 저마다 군침을 삼키며 스카우트 경쟁에 나설 준비를 하고있다.
그러나 선동렬이 정말 대학원 진학의 뜻을 관철 시킬지에 대해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눈치.
야구계 일각에서는 선동렬의 이러한 태도 표명이 해태와의 흥정을 위한 페인트 작전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선 자신이 『제 능력이 어느 정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최고 대우를 해준다면 아버지 뜻에 관계없이 프로팀에서 뛸 생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선 아직 거취가 결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선동렬은 미국 프로팀으로부터 의사 타진을 받은바 있으나 『미국에 갈 뜻은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지난 81년 미국 오하이오주 뉴어크에서 열렸던 제1회 청소년 야구대회 우승에 이어 82년 세계 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으로 국제무대에 알려진 선동렬은 LA 다저즈 팀으로 부터 입단제의를 받은바 있다.
선의 프로 입단 교섭은 아직 한 달여 기간이 남아 있다. 따라서 현 단계로서는 속단키 어려운 실정. 다만 조건에 따라 향방이 가려질 것이 분명하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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