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몸 이룬 한·미 연합 부대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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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유사시 하나의 부대를 이뤄 전투를 하는 한·미 연합사단이 3일 공식출범했다. 미군이 다른 나라 군과 부대를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해 7월 양국이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연합사단 창설을 합의했다”며 “이후 준비과정을 거쳐 편성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사단은 미 2사단을 모체로 만들어졌으며, 사단장은 미 2사단장이 겸직하게 된다. 사령관은 미군이, 부사령관은 한국군이 맡고 있는 한·미 연합사령부처럼 연합사단의 사단장은 미 2사단장이, 한국군 준장이 부사단장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을 보좌할 참모요원들은 한국군과 미군 영관장교로 구성된다. 한국군은 지난 1월 30여명의 영관급 장교를 미 2사단으로 파견명령을 내고 부대 편성을 준비해 왔다.

연합사단은 평시에는 한·미군으로 구성된 참모부만 가동되다 전시에 한국군 한 개 여단이 미 2사단에 배속돼 전투를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런만큼 연합사단에 배속될 한국군은 평시엔 합참-3군사령부-1군의 지휘를 받는다. 이날 경기도 의정부에 주둔중인 캠프 레트 클라우드 부대에서 열린 편성식엔 김현집 3군사령관과 버나드 샴포 미 8군 사령관, 시어도어 마틴 연합사단장(미 2사단장)이 참석했다.

다만,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계획은 한·미가 공동으로 작성한다. 군 관계자는 “서부 전선을 맡고 있는 8기계화보병사단 중 한 개 여단이 연합사단에 배속될 것”이라며 “미군의 효율적인 작전 운영을 위해 유사시 어느 부대를 어떻게 동원할 것인지, 무슨 작전을 펼칠 것인지를 미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사단은 이같은 작전계획을 토대로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 등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해 수시로 부대 편성 훈련을 할 예정이다.

연합사단은 특히 전시에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전시에 한·미가 한몸을 이룰 경우 막강한 화력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미 2사단의 막강한 화력과 한국 지형에 익숙한 한국군이 한 부대를 이룰 경우 전투력은 배가 된다”며 “상대적으로 긴장도가 높은 서부전선의 억제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만큼 이들은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유사시 북한 지역에 있는 대량살상무기(WMD) 시설을 파괴하는 등 특수임무를 수행한다. 어느 부대보다 공격적인 부대가 탄생한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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