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한국인 희생자 넋 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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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관동대지진 80주년을 맞아 한국인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추모제가 오는 8월 31일 일본에서 열린다.

'관동대지진 한국인희생자 추모회'(회장 신우식.대한언론인회 명예회장)는 1일 일본 지바(千葉)현 야치요(八千代)의 관음사(觀音寺)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모제에서는 무형문화재인 '영산재' 의 봉헌,역시 무형문화재인 '새남굿'과 이애주(서울대) 교수의 '살풀이' 춤 공연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추모제가 일본 관음사에서 열리는 것은 1985년 국민의 성금으로 건립된 '위령의 종'(사진)이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이 종이 있는 '보화종루(普化鐘樓)'는 한평 넓이에 높이 4m로, 흙.기와.나무 등 건축자재를 모두 한국에서 가져가 지었다.

높이 1m, 무게 2백㎏으로 보신각 종을 본 떠 만들어진 위령의 종은 매년 9월 1일 원혼들의 극락장생을 비는 뜻으로 타종식이 열린다.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 때 한국인 희생자가 많은 것은 흉흉해진 민심을 돌리기 위해 일본인들 사이에 '조선 사람들이 우물에 독극물을 넣었다'는 헛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선인 6천여명이 일본인의 무차별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한편 추모회에서는 '보화종루'를 보수.정비하고 추모제를 거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뜻있는 이들의 성금을 기다리고 있다. 02-742-9870.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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