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장관 "내가 당 망쳤다니 … 당무 관여한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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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장관이 11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2월 전당대회 당지도부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두 유력 후보인 정동영 전 장관과 김근태 전 장관 사이의 신경전이 초반부터 뜨겁다. 11일 정 전 장관은 2월 전당대회 당지도부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김 전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의 선공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 후 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당권파, 즉 정 전 장관에게 있으며, 그래서 개혁을 달성할 자신이 당의 수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 전 장관은 "당을 떠난 1년6개월 동안 6자회담과 남북 관계에 100%의 에너지를 쏟았다"며 "나보고 책임지라면 지겠지만 당무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기남.이부영.임채정.문희상.정세균 등 역대 당의장들이 내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작심한 듯 "내가 당을 망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순수성을 의심한다"며 "정동영과 당원들 사이를 갈라놓고 반사이익을 기대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 측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을 시작으로 친노 직계그룹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까지 그런 주장에 동조하는 것 같아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이 의장이었던 2004년 상반기 4개월 동안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고 역공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출마의 변으로 '유능한 여당' '힘 있는 여당'을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와 노후, 2세 교육에 대한 불안을 책임 있게 떠맡는 모습과 능력을 보여줄 때 당이 국민 속에 살아남을 것"이라며 "당을 튼튼한 우량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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