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외제 부엌가구 한국적 디자인으로 맞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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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바흐를 외제 부엌가구와 경쟁하는 한샘 부엌의 대표 브랜드로 삼겠다"

국내 부엌가구 선도업체인 ㈜한샘의 최양하 부회장은 10일 방배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신제품 '키친 바흐' 발표회도 열었다. 7년만에 내놓은 브랜드다.

2년여간의 시장조사와 제품개발로 내놓은 한샘의 새 브랜드 키친 바흐와 관련해 최 부회장은 "기존 부엌가구에서 느낄수 없는 전혀 새로운 컨셉의 가구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당초무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문양을 입혔는가 하면 도어의 색상은 다홍치마의 한복컨셉을 도입했다고 한다. 한국 전통의 미와 아름다움을 표현한 '옻칠'느낌의 도어소재를 새로 개발했다고 한다.

최 부회장은 이 브랜드를 선 보이면서 "수입부엌과 견주어 떻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유럽도 적용하지 못하고 일본만 하고 있는 '수퍼 E0' 환경기준에 맞춘 제품"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감재와 접착재, 원자재등 모든 자재의 포름알데히트 방출량이 일반제품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옻칠이나 색동문양, 태극문양 같은 전통적인 디자인을 과감하게 적용한 것은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글로벌 디자인이라는 최 부회장은 앞으로 중국.미국.일본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강조 했다.

최 부회장은 이에 대해 "서구 제품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한국음식과 어울리는 디자인, 한국적인 디자인의 부엌을 만들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부엌가구 시장은 최근 3년동안 어려웠다. 최 부회장은 이에 대해 "1위 업체인 한샘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밍크코트는 1000만원씩 주고 사면서 가정생활의 중심이 되는 부엌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정체된 시장을 공략하려고 저가 제품을 내놓다보니 한샘이 더이상 고급 제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졌다"며 "키친 바흐 브랜드로 최고급 수입제품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샘은 200평~300평이상의 대형 직매장을 늘려 이 브랜드의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키친 디자이너 양성 프로그램의 내용을 강화해 키친 바흐 같은 고급 제품에 맞는 전문 키친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 부회장은 "국산 고급 냉장고와 세탁기가 좋은 품질로 지멘스와 월풀 등 외산제품을 몰아낸 것처럼 한샘 부엌이 외산 부엌을 제치고 고급 아파트와 빌라를 꾸밀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5년 약 1조3000억원~1조5000억원에 머물렀던 부엌가구 시장은 올해 경기회복 기대심리와 발코니확장 합법화등으로 수요가 늘어 매출액이 10% 안팎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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