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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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시교위가 주최한 제1회 퍼스널 컴퓨터 경진대회의 광경은 컴퓨터가 얼마나 우리 가까이에 와 있는가를 새삼 실감할수 있게 한다. 국민학교 어린이로부터 중·고교생, 교사에 이르기까지 한자리에서 퍼스컴을 만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챔피언을 뽑는 대회다.
소프트 웨어는 오늘의 컴퓨터문명을 지탱해주는 생명역이다. 컴퓨터를 악기로 비유하면 피아노와 같은 존재다. 그 피아노가 아무리 천하의 명인이 만든 명기라고 해도 명연주자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한낱 바윗돌과 같을 뿐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소프트 웨어를 통해 그것은 비로소 진가가 드러나고 쓸모도 인정받는다. 소프트웨어 기술자는 바로 「명연주자」같은 구실을 한다.
요즘 외국의 컴퓨터 전문가들 사이엔 하나의 정설이 있다.
『소프트 웨어 기술자의 필요인원은 10년에 10배씩 늘어난다』-.
미국의 경우 1990년까지 소프트 웨어 기술자는 적어도 1백만명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년간 겨우 2만명 정도가 공급될 뿐이다. 80%가 부족한 현실이다.
앞서의 「정설」을 놓고 미국 스탠퍼드연구소의 「E·존즈」박사같은 사람은 『서기2025년엔 1백억의세계 인구가 전부 프로그래머가 될것이다』는 우스개 계산도 하고 있다. 아뭏든 소프트 웨어 없는 컴퓨터는 연주자 없는 피아노와 다름없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시장인 미국은 1990년에 이르면 소프트 웨어시장 규모가 년간 2백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리나라년간 수출고와 같은 액수다.
소프트 웨어의 특징은 흔히 3무로 설명한다. 기계없고, 공장없고, 돈없어도 된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사람의 머리와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소프트웨어 경쟁은 하나의 교훈으로 삼을만 하다. 미국은 되는데 일본이 안되는 부문이 바로 소프트 웨어개발이다. 일본의 컴퓨터 유수기업인 히따찌 (일입) 가 미국의 lBM으로부터 제소를 당해 혼이 난것도 바로 소프트 웨어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사회 기풍이다. 미국만해도 사회적으로 「도전」과 「불복종」과 「편집성」,「익센트릭」(괴짜) 에 의한 「창조적 파괴」가 용납된다. 그것은 역시 자유분방과 적당한 개인주의가 기를 펼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엔 소프트 웨어 「공장」과 사업부가 유수기업들마다에 있어도 아직은 미국을 못당하고 있다.
잠실학생체육관에 모인 3실업자여명의 우리나라 소프트 웨어 챔피언들을 보면 여간 대견하지 않다.
소프트 웨어는 두뇌 구조상 20대 초반에서 극치를 발휘할수 있다. 이들을 격려하는 일에 인색치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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