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大 '학생 모시기' 연중무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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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입시 때마다 지원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온 지방대들이 벌써부터 신입생 유치 경쟁에 발벗고 나섰다. 진학희망자보다 모집정원이 많아지면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것이다.

교수들을 학교 홍보에 동원하는가 하면, 고교생들이 학교에 친근감을 갖도록 자매결연을 하거나 도서관.체육관.실험실 등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선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에 대한 해외연수 지원 및 대학병원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광주에 있는 호남대는 지난 27일부터 30여명의 교수를 서울.수도권 고교에 출장보내고 있다. 연고가 있는 고교 3~8곳씩을 방문토록 해 모두 1백70여개교를 상대로 학교를 홍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 학교는 서울.수도권 학생 유치를 위해 올해부터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입학 성적 상위 20%까지 늘리고 기숙사(3백명) 외에 학교 인근에 원룸 건물 2개 동을 확보했으며 주말에 서울~광주 통학버스를 운영키로 했다.

대전대는 지난 29일 대성고 등 대전 시내 23개 고교와 한꺼번에 자매결연을 했다. 대전대는 자매결연 고교 교직원에게 대전대 한방병원 의료비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며, 대전대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남대(마산)는 학교 홍보에 재학생 동아리를 적극 활용한다. 일선 고교에서 수업 보조요원이나 축제 등 행사진행자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경우 해당 학생들을 자체 경비로 보내주고 있다.

이 학교는 또 고교생 특기적성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실험실을 고교생들에게 개방키로 했다.

대구대는 학생들의 적성검사를 해 주거나 검도 등의 운동을 무료로 가르쳐 주는 등 '맞춤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 특성화 대학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장애체험 행사나 관련 영화를 수시로 상영한다.

대구대 김형진 홍보팀장은 "입시철의 반짝 홍보는 별다른 효과가 없어 고교생은 물론이고 중학생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대전)는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 등 각종 연수프로그램에 자매결연 고교 교사들도 참여토록 하고, 고교생에게 대학 도서관을 개방해 도서.영상물까지 빌려주고 있다.

배재대(대전)와 경상대(진주) 등은 고교 축제나 소풍 장소로 캠퍼스를 개방하고 있고, 동서대(부산)는 고교생에게 교내 스포츠센터 이용을 허용한다.

대전대 신극범(愼克範) 총장은 "정원을 채우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앉아서 학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다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일년 내내 전 교직원이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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