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33세 문경준 공황장애 딛고 생애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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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준

또 한 명의 늦깎이 골퍼가 반란을 일으켰다. 문경준(33·휴셈)이 17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장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우승을 차지했다.

 문경준은 2002년 대학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고1까지 테니스를 했던 문경준은 골프 입문 4년 만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 자격을 땄다. 남들보다 10년 이상 늦었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엘리트 선수들을 따라잡았다. 문경준은 2008년 공황장애 증세를 보인 적도 있다.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그는 ‘나는 된다’며 자기최면을 걸었다.

 선두에게 2타 뒤진 채 출발한 문경준은 2·3번 연속 버디를 낚으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과거엔 승부처에서 긴장을 많이 했지만 이젠 달랐다. 오히려 경쟁자들이 더 흔들리며 문경준은 17번 홀까지 4타 차로 앞섰다.

 문경준의 골프 인생은 최경주(45·SK텔레콤)·양용은(43·야마센그룹)과 닮았다. 최경주는 역도, 양용은은 보디빌딩을 하다 골프로 전향했다. 문경준은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 ‘나처럼 완벽하지 않은 선수도 엘리트를 이길 수 있다’는 주제로 논문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연소 출전자 이재경(15·청주신흥고1)은 3오버파 공동 17위를 차지했다. 최고령 최상호(60)는 6오버파 공동 26위다.

성남=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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