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 김유영<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장>-알레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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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은 알레르기란 말이 일반인에게도 과히 생소하지않은 낱말이 되어가고 있다.
신문에서 어떤사건에 대해 정도이상으로 과민한 반응을 보일때 「알레르기적 반응」 이란용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이 그 예다.
어릴때 홍역이나 종두등의 예방주사를 맞아 이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힘, 즉 항체를 길려주는 것을 면역이라고 한다.
알레르기란 보통은 우리 몸에 별 해를 끼치지 않는 물질이나, 혹은 이로운 물질을 우리몸이 물리쳐야할 대상으로 보고 공연히 항체를 만들어 이 항체가 항원과 작용하여 오히려 우리 몸에 불리한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소인을 타고난 사람에게만 발생하는데 그원인이 되는 물질들은 우리주위에 흔한 것들이어서 들여마시는 공기 중에 혹은 일상 섭취하는 음식물중에 널려있다.
그러나 알레르기 질환 환자 개개인은 특정한 어떤 물질에만 과민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그 원인물질이 각기 다르다.
알레르기 질환은 외부의 물질과 항상 접촉하고 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코나 기관지 같이 숨쉴때마다 외부의 먼지가 드나들기쉬운 호흡기에 알레르기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피부 알레르기 또 음식물이나 약물과 수시로 접하는 위·장관의 소화기 알레르기가 흔한것들이다.
그러나 유전적 소인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자신에게 알레르기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 특정한 원인물질과 접촉한다고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아니다.
외기의 온도및 습도기후의 변화 불안정한 정서등의 환경요인이 방아쇠를 당기는 작용을해 알레르기 증상을 발현시키게된다.
이것은 마치 명궁이 과녁을 맞추려해도 활 (유전적 소인) 에 화살 (원인물질) 을 재어 정신통일하여 시위 (방아쇠) 를 당겨야 명중하는것에 비유된다.
알레르기 질환은 선진국일수록 그 이환율이 높아서 금년도 미국의 통계는 알레르기질환이 전 인구의 17%를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1967년이래 해마다0·25%씩 증가하는 추세에있다.
이웃 일본만해도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전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급속한 공업화와 도시화에의한 환경의 오염, 생활양식과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정신적 긴장이 높아지는데따라 알레르기 질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있다.

<필자약력>
▲서울대의대졸(69년) ▲서울대의대의박 (80년)▲영사우드햄프턴대서 알레르기학연수▲현재 서울대의대조교수겸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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