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제공자에 대가 준 사실 "황 교수 처음부터 알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또 2004, 2005년 논문에 난자를 제공한 사람은 86명이며 이 중 75명에게 대가를 지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3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난자 제공자에게 대가가 지급된 사실을 지난해 10월에야 알았다는 황 교수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 "황 교수 대가 지급 처음부터 알았다"=노 이사장은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할 무렵인 2002년 10월 '매매된 난자(난자 제공 대가 지불)가 아니면 (연구를) 못한다. 이 방법밖에 없다'고 황 교수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줄기세포 연구) 초기에 황 교수 측에서 10여 명의 난자제공자에게 150만원 정도를 줬고, 그 이후에는 내가 다 줬다"며 "황 교수 측에서 준 10명을 포함해 75명에게 대가를 제공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난해 11월 24일 기자회견에서 "(2005년)10월 말 MBC PD수첩팀의 취재 과정에서 실비를 제공하고 취득한 난자가 있었다는 것을 노 이사장이 전화를 해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노 이사장 특유의 직선적이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는 별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에 더 이상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 회견 직전인 지난해 11월 21일 노 이사장의 해명도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노 이사장은 당시 회견에서 20여 명에게 대가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고 "황 교수와 상의하지 않았고 저 혼자서 비밀리에 추진했다. 적어도 지난해 초(2004년 2월) 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황 교수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3일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21일 기자회견을 할 당시에는 국익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내가 책임지려 했지만 지금은 진실을 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MBC PD수첩도 이날 '줄기세포 신화의 진실' 3편에서 "황 교수가 매매된 난자가 사용된 점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황 교수의 2004년과 2005년 연구에는 86명의 난자 1600여 개가 사용됐다"며 "난자 제공자 중 20%가 난소 과자극 증후군을 경험했고, 매매를 통해 난자를 제공한 여성 중에는 2회 이상 채취 수술을 받은 이가 10명이나 됐다"고 밝혔다.

◆ 황 교수팀 연구원, 자기 난자에 핵이식=PD수첩은 A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황 교수의 압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A연구원의 동료 연구원 말을 인용해 "(A연구원이) 안 하겠다고 황 교수에게 말하자 황 교수가 '왜 안 하느냐고'화를 내 거의 끌려가다시피 수술실에 누워 2003년 3월 10일 난자채취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PD수첩은 A연구원이 동료에게 보낸 e-메일을 공개했다. "오전에 수술받고 오후에 연구실에서 내 난자에 복제실험을 했다. 처음 시작은 제가 했지만 무섭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PD수첩의 최승호 CP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황 교수팀의 2004년 논문은 조작이 확실하다고 보이지만 줄기세포 자체는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11개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주장과 배반포 기술을 가졌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이날 13개의 광고가 붙어 광고 판매가 황 교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특별취재팀

*** 바로잡습니다

1월 4일자 8면에 게재된 '난자 제공자에 대가 준 사실, 황 교수 처음부터 알았다' 기사에서 MBC 'PD수첩'에 붙은 광고가 11개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방송 직전에 2개가 추가돼 13개의 광고가 방영됐기에 바로잡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