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위민크로스DMZ' 조건부 승인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국제 여성계 지도자들의 비무장지대(DMZ) 종단 행사인 ‘위민 크로스 DMZ(Women Cross DMZ, WCD)’ 행사를 승인했다.

단 WCD에서 제시한 “판문점 통한 DMZ 종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경의선 육로를 이용할 것은 권고한다”고 밝혔다.

WCD 의장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81)은 지난달 본지와 미국 뉴욕 WCD 본부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는 의미에서 판문점을 통한 종단을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WCD 측이 경의선 육로 통행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WCD 측은 14일 “북측 정부는 행사 승인을 했으나 남측 통일부에서 승인을 안 해주고 있다”며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입장을 본지에 알려왔다.

정부는 그러나 판문점을 통한 도보 종단은 유엔군사령부(UNC)와 협의를 거쳐야 하며 검역 및 남북 출입경 절차가 더 까다롭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판문점은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지역이므로 출입경 통로로는 부적절하다”며 “남북 간 통행 절차가 이미 합의되어 있는 경의선 육로 이용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전체제 관리를 담당한 UNC 역시 판문점 통한 종단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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