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골 쏟아부은 ‘MSN’ vs 7실점 빗장수비 ‘BCP’ … 창과 방패 누가 셀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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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바르셀로나의 ‘창’과 유벤투스 ‘방패’의 대결로 요약된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수아레스(28·우루과이)-네이마르(23·브라질)의 공격 삼각편대를 앞세워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린다. 영문명 앞 글자를 따서 ‘MSN 트리오’라 불리는 셋은 올 시즌 각종 대회 56경기에서 114골·52도움을 합작했다. 경기당 2.03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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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기존의 ‘점유율 축구’를 버렸다. 대신 MSN 트리오를 앞세운 ‘파괴력 축구’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2009년과 2011년엔 티키타카(Tiki-Taka·탁구 치듯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를 구사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하지만 미드필더 사비(35)와 이니에스타(31)의 기량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중앙 공격수 메시의 부담이 커졌다. 바르셀로나는 2013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1·2차전 합계 0-7(0-4, 0-3)로 대패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2013년 네이마르, 2014년 수아레스를 영입하면서 강호의 위용을 되찾았다. 올 시즌 4-3-3 포메이션 중 최전방 ‘3’에 포진한 네이마르-수아레스-메시가 상대 수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다.

한 위원은 “오른쪽 윙 포워드 메시가 패스를 주고 받다가 수비가 쏠리면, 반대편의 네이마르와 수아레스에 넘겨주는 게 주 공격루트다. 네이마르와 수아레스가 동시에 돌격하고, 메시는 홀가분하게 자유로운 플레이를 펼친다. 상대팀이 막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수비수 에브라는 ‘MSN 트리오를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도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유벤투스의 카테나치오(Catenaccio·일명 빗장수비)는 뚫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이탈리아 리그에서 경기당 0.57실점을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경기당 0.58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 부폰과 중앙 수비 키엘리니, 중앙 미드필더 피를로가 중심 축이다. 영문명 앞 글자를 따서 ‘BCP 트리오’다.

 레알 마드리드와 4강 2차전에선 슈팅수 8대22로 열세였지만 골키퍼 부폰이 신들린 선방을 펼쳤고, 키엘리니는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4-3-1-2 포메이션 중 ‘3’의 중앙에 서는 피를로는 별명인 ‘레지스타(Regista·연출가)’처럼 공수를 조율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48) 유벤투스 감독은 중앙 수비 3명을 세우는 3-5-2 포메이션을 병행하고 있다. 영국 축구전문가 폴 머슨은 스카이스포츠 칼럼에서 “지금 바르셀로나를 누를 수 있는 팀은 수비력이 좋은 유벤투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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