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이셋맞벌이] 세 녀석 다 꾸벅꾸벅…야호, 우리도 낮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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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만만치 않으시죠? 직장에 다니신다면 더 하시겠네요. 도대체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이 셋 키우며 씩씩하게 직장생활을 해내는 레몬트리 박미순(32) 기자가 그런 분들을 위해 파란만장 육아기를 연재합니다. 박 기자는 2002년 8월부터 2005년 6월까지 만 4년 동안 아들 셋(현재 41개월.24개월.7개월)을 내리 낳은 이 시대의 애국자랍니다. 그녀가 온몸으로 깨달은 금쪽같은 육아 노하우도 살짝 공개합니다.

셋째를 낳고 나니 나를 대단한 사람인 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직장까지 다니면서 아이 셋을 어떻게 키우느냐는 것이다. 솔직히 어렵고 힘든 일투성이다. 특히 외출이라도 한번 하려면…. 첫째와 둘째만 해도 이제 어디를 데리고 가든 잘 먹고 잘 놀지만, 7개월 된 막내는 아무 때나 울고 보채는 바람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 다반사다. 그래서 '셋째를 안 낳았으면 지금쯤 얼마나 자유로울까'란 철없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고 모처럼 엄마.아빠 다 쉬는 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지!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썰매를 타러 가기로 했다. 세 아이의 여벌 옷과 두 아이의 기저귀, 분유와 보온병 등 딱 필요한 것만 챙긴다고 했는데도 여행용 트렁크 하나다. 목적지는 강화도. 점심은 만두와 찐빵을 사서 차 안에서 먹었다. 세 아이를 줄줄이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식당 의자에 앉혔다, 다시 차에 태웠다 하는 일보다는 비좁아도 차에서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이 육아 5년차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 나름 재미도 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썰매를 처음 본 아이들은 너무도 신기해했다. 큰 아이는 제법 썰매 타는 흉내를 냈다. 1시간 정도 놀고나니 아이들은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야호, 웬 떡이냐. 곧바로 차를 양지 바른 곳에 세우고 모두 함께 낮잠을 자기로 했다. 우리 부부의 철칙은 세 아이가 모두 낮잠을 잘 땐 만사를 제쳐놓고 같이 잔다는 것이다. 낮잠 잘 유일한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오늘도 이렇게 30분이나 잤다. 집으로 갈까 하다가 시댁에 가기로 했다. 아이가 셋이 된 이후로 시댁에 가는 일이 부쩍 늘었다. 아이를 맡길 수도 있고, 봐주는 사람이 많으니 시댁에 가야 몸이 편하다.

집에 도착해 짐을 차에서 내리고 물건을 정리하는데도 한참 걸렸다. 그래도 외출은 즐겁다. 힘은 들어도 집에 있는 것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니까 그만큼 육아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된다. 아, 우리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며 산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 외출할 때 짐싸기 요령

① 여행용 트렁크, 의외로 편하다=아이가 한 명일 때부터 짐을 꾸릴 때는 바퀴 달린 여행용 트렁크를 주로 이용했다. 가방 속엔 윗부분을 잘라낸 티슈 케이스.우유팩 등으로 칸을 나눈 뒤 칸칸별로 우유병.옷.손수건.목욕용품.소품 등을 나눠 넣으면 이리저리 섞이지 않아 물건 찾기도 쉽다.

② 가방은 2개를 준비할 것=어차피 차를 가지고 다니니까 기저귀.분유 등을 딱 두 번 사용할 분량만 작은 가방에 챙기고 나머지 여분이나 옷가지 등은 큰 가방에 담아 트렁크에 넣어 둔다. 일정이 길어지면 다시 큰 가방에서 꺼내 작은 가방에 리필한다.

③ 짐을 꾸릴 땐 위에서 내용물이 보이도록=물티슈.기저귀.옷.우유병 등을 작은 가방에 넣을 때는 모두 세워 넣어 위에서 봤을 때 어느 것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보이도록 한다. 가방은 주머니가 많이 달려서 휴대전화나 지갑, 작은 소품들을 따로따로 넣을 수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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