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참모진 '젊은피'로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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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4년 재선에 대비해 백악관과 선거운동본부의 참모진을 20~30대 중심의 젊은 세대로 물갈이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셸 대니얼 백악관 예산국장(OMB)의 후임으로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 차장을 지명한 것을 시작으로 과거 텍사스주지사 시절 측근들을 대거 승진시키면서 이번 세대교체를 추진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된 댄 바틀렛(31)이 이번 세대교체 작업에서 가장 떠오르는 인물이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책임진 칼 로브(52)백악관 정치고문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는 바틀렛은 부시의 주지사 시절 정책부국장이었다. 그는 그 뒤 고속승진을 거듭해 공화당 내에서 '미래의 텍사스주지사감'으로 지목받고 있다.

오는 7월 사임하겠다고 밝힌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의 후임으로 유력한 스콧 매클레런(35) 부대변인도 텍사스주 공보담당 부국장을 지낸 인물로 부시의 '텍사스 청년그룹'에 포함된다.

지난 1월에는 부시 대통령이 올해 29세의 디나 하비브 파월을 백악관 인사국장에 파격 기용하기도 했다. 파월 역시 텍사스 출신으로 리처드 아미 공화당 원내총무의 보좌관을 지내다 2000년 부시 선거캠프에 합류한 젊은 측근 그룹 중 한명이다.

또 차기 비서실 차장에는 제이 레코비치(40)국내 정책담당 보좌관이 맡을 것으로 유력시된다. 그는 아버지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시절 내각담당 국장으로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위험한 정치적 결정을 했던 인물이라고 포스트는 평했다.

재선 캠페인을 주도할 선거운동본부에 대한 인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로브 고문의 또 다른 측근인 케네스 멜먼(36)을 캠페인 매니저로 임명한 데 이어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도 올랐던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에드 길레스피(41)를 공화당 전국의장에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세대교체에 대해 뉴욕대 폴 라이트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행정경험이 없는 농촌 클럽의 사람들을 끌어올려 거물들이 할 일까지 넘겨주고 있다"면서 "참신한 인사로도 평할 수 있지만 파격인사는 과도한 오만의 표시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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