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챔피언 데일리 톰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로스엔젤레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고대올림픽의 최대경의는 물론 근대올림픽에서도 스포츠의 팔방미인인 10종경기 우승자에게 쏟아지고 있다.
「완전한 남자」「미스터 올림픽」은 모스크바올림픽의 영웅 영국의 「데일리·톰슨」(26)에게 두번째로 돌아갔다.
10종경기의 선수들은 다른 어떤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보다 오랜 시간을 긴장에 싸여 보낸다.
30시간 이상 계속되는 피 마르는 기록싸움을 해야되기 때문이다. 첫날 경기종목은 1백m 단거리경주·멀리뛰기·투포환·높이뛰기·4백m달리기이고 둘째날에는 1백10m 고장애물경기·투원반·장대높이뛰기·투창,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1천5백m달리기로 끝맺음을 한다.
때문에 선수들은 한종목 한종목 사이의 휴식시간이불과 30분밖에 없어 숨돌릴 사이도 없다. 때로는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경기로 선수들이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68년 멕시코 시티에서는 서독의 「쿠르트·벤들린」선수가 1천5백m를 달린 뒤 심장마비로 쓰러져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나섰다. 가장 많은 의료진으로 구성된 대기하는 것도 이 종목이다.
이 험난한 싸움에서 「톰슨」은 위대한 2연패를 기록한 것이다.
「톰슨」은 지금까지 번갈아 가며 세계기록을 경신해왔던 서독의 「유르겐·힝센」과 마지막까지 우승 다툼을 벌이다 종합점수 8천7백97점(올림픽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10종경기의 2연패는 미국의 「보브·마티아스」 가 48년런던, 52년헬싱키올림픽에서 거둔 이래 36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가 10종경기를 처음 시작한 것은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28명중 18위를 마크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77년 마드리드 국제대회에서 8천점을 얻어 최연소(당시19세) 우승자가 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모스크바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패함으로써 동서 양진영의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사나이가 되었다.
10일 메모리얼 콜리시엄의 9만관중, 특히 여성관중들이 발을 구르며 열광한 것은 「톰슨」의 멋진 쇼맨십과 함께 배우 못지 않은 잘생긴 용모 때문이었다.
스코틀랜드와 나이지리아부모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인 「톰슨」은 잘빠진 몸매에 아랍혈통의 큰 눈·우뚝한 코·힘차 보이는 턱 등 매력만점이다.
담배·술은 물론, 감기에 걸려도 일체 약물치료를 않는 「톰슨」은 40세가 되어도 10종경기에 출전할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한국관중들이 88올림픽 때 서울에서 그의 모습을 접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