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목사 옥살이로 갈림길에 선 통일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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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정부가 우리를 도와주려면 어려울때 도와야지우리가 아주 성장한 다음에 도우려 한다면 이미 때는 늦어요』지난5월 통일교가 운영하는 워싱턴 타임즈지의 2주년을 기념해서 마련한 자리에서 이교회 제2인자로 통칭되는 박보희씨는 한국정부와의 관계를 이러한 약간의 협박조가 섞인 말로 설명했다.
박씨가 이런 말을 할때는 문목사의 항소에 대한대법원의 기각판결이 내려지기 전이었다.
박씨의 자신감에 찬 말은 그당시의 상황에서 통일교가 느끼고 있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한듯 하다.
그때는 워싱턴에서 가장영향력있는 로비스트로 알려진 그레이회사를 통해 백악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통일교가 운영하는 워싱턴 타임즈는 워싱턴 유일의 보수계 신문을 자처하며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에 호의적, 논조를 펴고있어서 박씨는 백악관이 문목사에 대해 호의적 영향력을 행사해 줄것으로 믿었던것 같다.
원군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도 나왔다.미국 전국교회협의회 (NCC) 를 비롯해서 통일교에 전통적으로 적대적인 여러 교회단체들이 문목사에 대한 실형선고가 종교자유에 대한 친해이므로 대법원이 이를 재심해야 된다는 탄원서를 제출했고,비판적이던 워싱턴포스트등 유력지들도 역시종교자유란 원칙론의 입장에서 문목사에 대한 실형선고의 부당성을 사실을 통해 지적했다.
그러나 그와같은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대법원이 재심을 하도록 요청하지 않았으며,이에따라 대법원은 항소를기각, 형이 확정된 것이다.
형이 확정된 다음 통일교측은 문목사가 복역하게되더라도 그것이 유죄의 자인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쪽으로 행동해왔다.
지난6월26일 문목사에 호의적인 미상원 헌법소위의「오린·해치」위원장이 소집한 청문회에서 문목사는자신의 결백을 계속 주장하면서 『 「레이건」 대통령이임명한 법무성 고위관리가 정치적으로 자신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닉슨」 이래 공화당대통령에 늘 호의적이던 통일교가 백악관읕 적대시하는 발언을 한것은 아마이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문목사의 투옥이 통일교의 활동에 장기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또 통일교 내부에서는 그의 감옥살이를 「순교행위」 로 볼것이기 때문에교회내부에도 문제가 없을것으로 보인다.
교회외부의· 반응은 아직확실치 않으나 통일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70년대에 비해 크게 개선된 상태다.
뉴욕 타임즈지는 21일자기사에서 통일교가 『영적 사기성』 을 갖고 있다는, 과거에 자주 듣던 비난이 요즘은 듣기 어렵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통일교측 인사의 말을 인용, 그런 비난 건수가 10분의1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신문은 시대가 변하고 도덕기준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통일교의 한 홍보담당자의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다른 이유는 10년전의 새 신도가 주로 미혼여성과 청년들이었으나 요즘은 대부분이 기혼한 30대여서 부모들이 통일교 신자가된 자녀들을 「세뇌」 당했다고 비난하기가 어렵게되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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