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 돌출입 치료 한 번에 … 국내서 개발한 킬본 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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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치과 권순용 대표원장이 돌출입을 교정하기 위해 내원한 환자의 구강구조를 3D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 센트럴치과]

치아 교정만으로 돌출입까지 한번에 치료하는 ‘킬본(KILBON)’ 기술이 국내외 치과대학병원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대학은 교정·돌출입 환자에게 킬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과 중국 항저우 치과대학병원은 조만간 킬본 기술을 환자에게 적용해 치료할 계획이다.

치아 이동 없이 돌출입 해결…만족도 91.5%

킬본은 교정장치만으로 치열뿐 아니라 돌출 입과 긴 얼굴, 거미스마일(잇몸이 과하게 드러나 보이는 상태)을 한꺼번에 치료하는 기술이다. 킬본을 개발한 센트럴치과 권순용 대표원장은 “기존에 수술 영역이었던 긴얼굴이나 돌출입·무턱·거미스마일을 수술 없이 치아교정을 통한 턱뼈 이동만으로 동시에 해결한다”고 말했다.

장치의 원리는 치아 이동에 필요한 힘을 치아 뿌리에 두어서 치아뿐 아니라 잇몸뼈·윗턱뼈를 동시에 이동해 구강구조를 변형하는 것이다. 방법은 이렇다. 윗니 교정을 예로 들면 브래킷(철사 연결장치)을 앞니 6개, 왼쪽·오른쪽 어금니 각 3개에 부착한다. 브래킷은 치아에서 잇몸 가까운 경계 부위에 가깝게 장착한다. 그리고 입천장 안쪽에 나사 2개를 박은 뒤 이를 브래킷과 연결한다. (그림) 킬본은 3D 시스템을 적용해 환자마다 다른 치아의 각도와 얼굴 뼈의 모양에 맞는 디자인으로 맞춤 제작한다.

권순용 원장은 “불필요한 치아 이동이 없기 때문에 교정 중 치아 뿌리가 짧아지거나 치아가 빠지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며 “치아배열 전에 돌출입을 먼저 해소하는 선돌출입교정 방식으로 대부분 1년 안에 돌출입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킬본으로 치아 교정을 한 환자 200명을 무작위 선정해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에 만족한다’고 답한 환자는 91.5%(183명)로 나타났다.

한·미·중 대학병원에 킬본 기술 제공

센트럴치과 내 연구개발 센터인 ‘메디센’은 지난 달 경희대학교치과병원과 기술협약서를 체결했다. 메디센은 경희대치과병원에 킬본 기술을 제공하고 새로운 교정장치를 개발 할 계획이다. 또 경희대치과병원과 공동으로 킬본을 이용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국가과제 공동프로젝트도 함께 수행한다.

킬본은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대학과 Saint Louis 대학 교수진과의 공동연구로 개발 된 기술이다. 국제치의학회지 『International journal of dentistry』와 국제적 두부 및 안면의학지 『Head & Face Medicine』에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의 심각한 무턱·돌출입 환자를 양악수술과 돌출입 수술 없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 게재되면서 세계 치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UCSF 대학 교정과 제럴드 넬슨 교수는 “UCSF에서도 킬본으로 돌출입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해 킬본 치료에 대해 더 자세히 연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센트럴치과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킬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순용 원장은 “의료와 IT를 결합해 해외 어디서도 제약 없이 환자의 치아상태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교정장치를 설계해 장치 제작기간을 단축하는 효율적인 치료과정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킬본은 국내 특허를 인정받았으며 세계 6개국(미국·유럽·중국·일본·브라질·러시아)에 국제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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