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가 결별을 재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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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긴축 등 사회당 정책 공당 불만 폭발
루마니아의 흑해 연안에서 바강스를 즐기고있던 「마르셰」프랑스 공산당수는 「모르와」수상내각의 전격적인 총사 퇴직 후 황급히 파리에 돌아와 지난 18일 「로망·파비우스」신임수상과 대좌했다.
『예스냐, 노냐?』
「마르셰」당수는 단도직입적이였다.
이를테면 긴축을 기조로 했던 전 내각의 경제정책이 실업증가·경기침체·봉급생활자의 구매력 약화만을 가져왔으니 이제부터는 정책을 바꾸라는 다그침이었다.
「파비우스」수상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이어 공산당은 긴급 중앙위를 열어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의 마라톤 회의끝에 새 내각 불참을 결정했다.
비슷한 시각에 「조스팽」사회당수는 공산당의 불참에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도 새 내각의 기본 정책이 전 내각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공산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 했다.
프랑스 좌파연정은 이렇게 깨졌다.
사회당과 공산당의 결별은 올것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두 당의 관계는 지난 3년동안 극히 불편했다.
81년 총선에서 혼자만으로도 하원의석(4백91석)의 과반수를(2백83석) 차지, 안정세력을 확보했던 사회당이 공산당(43석)과 연정을 구성한 것은 유권자들에게 좌파의 단결이란 이미지를 심고 공산당세력아래 있는 노조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공산당으로선 점차 약화돼가는 당세를 바로 잡고 여당의 일원으로 남아 군소정당으로의 전락을 피해보자는 계산이 있었다.
그러나 4명의 공산당 출신 각료가 끼인 좌파연정은 출발부터가 불안정했다.
「지스카르」정권의 유산인 인플레·실업증가 등 심각한 경제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회당은 긴축을 바탕으로 한 경제운용 방침위에 기간 산업국유학·산업현대화 등 산업구조개편을 어떻게든 추진해야 했고, 공산당은 이런 정책들이 앞서 지천한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계속 불평이었다.
공산당은 또 이대로 가다간 86년의 총선 참패만이 좌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사회당읕 공격하기도 했다.
그래도 사회당은 더 참고 밀고 나가야한다는 입장에서 후퇴를 하지 않았으며 노조를 의식안할 수 없는 공산당은 줄곧 정부시책을 비판하면서 지금까지 정부안에 한 다리를 걸쳐왔다.
양당의 불편한 관계가 막바지로 치달은 것은 지난 4월13일 철강 노동자들의 대정부 항의시위에 「마르셰」당수가 가담, 노동자들과 함께 정부를 공격하면서부터였다.
이를 계기로 사회당안에서 공산당과의 관계 청산론이 대두됐다.
게다가 지난 6월17일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좌파참패는 사회·공산두당에 모두 적신호였다.
사회당은 사회당대로 공산당의 정부비판이 좌파세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공산당은 그들대로 자칫 노조의 지지 기반마저 잃을까 걱정이 됐다.
다른 한편 때문에 자신이 손해 볼 수는 없다는 생각들이었다.
「조스팽」당수의 말대로라면 공산당이 불참하더라도 「파비우스」수상내각의 기본정책은 전내각과 다를게 없을것 같다.
현재 「파비우스」대각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실업문체와 무역수지적자다.
6월말 현재 실업인구는 2백32만명으로 5월보다 1.3%가 늘었다.
연말까지는 2백50만명 이상에 이를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역적자는 84년 목표를 2백50억 프랑으로 잡았었으나 지난 상반기동안 벌써 2백24억 프랑의 적자를 기록, 목표달성이 어렵게 됐다.
지난해엔 적자가 3백70억 프랑이었다.
「파비우스」 내각은 우선 85년도 예산안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문제 등 발등의 불부터 끄고 이런 문제에 메스를 댈 예정이다.
「미테랑」대통령 집권후기의 에이스카드라는「파비우스」수상이 어떤 솜씨를 발휘할지 기대된다.
그러나 「파비우스」내각이 공산당 불참으로 노조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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