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 2006년 화두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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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97년 이스라엘 필하모닉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음악감독 주빈 메타는 텔아비브에서 기자와 만나 "신입단원들이 앙상블 감각을 익히고 다듬는 데는 베토벤 교향곡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은 적어도 2~3년마다 한번씩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베토벤이 교향곡 제1번을 발표한 것은 1800년. 그 후 200년 넘게 베토벤 교향곡은 슈베르트.말러.브루크너 등으로 이어지는 교향곡의 텍스트로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누리고 있다. 지휘자나 교향악단 단원들 모두가 곱씹어 음미해야 할 교향곡의 '성서'이자 '알파요 오메가'다. 11월 내한한 베를린필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은 "베토벤 교향곡은 연주할 때마다 항상 더 잘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2년 9월 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취임한 쿠르트 마주어가 처음 제시한 프로그램도 9개의 베토벤 교향곡이었다.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지휘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도 2005~2006년 시즌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정명훈(사진)씨가 내년 서울시향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올해 음악고문을 맡았다가 내년부터 음악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직함이 바뀌면서 내놓은 첫 프로젝트다. 올해 오디션에서 정원의 3분의 1을 신입 단원으로 충당한 만큼 팀워크부터 다져보자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2002~2003년 시즌에 도쿄 필하모닉과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했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내년에 4회에 걸쳐 진행된다. 그 중 2회는 1월에 열린다. 제1~3번은 1월 13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제4~5번은 1월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02-3700-63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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