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이미지 쇄신 「세탁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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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내혁씨사건은 밖에서 보기보다는 휄씬 큰 진도로 민정당을 뒤흔들어 놓은것 같다.
기본적으로 양식이나 인격에 관한 문제인「청렴」을 『제도화하겠다』는 민정당의 선언은 그만큼 당이 받은 상처의 정도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정씨사건으로 공천·선거등 정치일정의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츠즉이 널리 퍼진가운데 민정당은 일대 「세탁작전」에 들어갔다.
○…민정당이 정씨사건의 후유증을 씻어 내기위한 정화안 마련에 착수한것은 지난 주중.
대외적으로 떠들썩하게 일을 벌일수도 없었던 처지여서 당지도부는△원내총무단△국책연구소△당사무국△정책위등 서너갈래로 나누어 우선 여론수렴에 나서는 한편 소속의원들에게 내밀하게 아이디어를 구했다.
지도부가 소속의원과 당원들에게 답을 구한 포인트는 △정씨사건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는가△국민은 어떤 생각을 갗고있는가△외부인,특히 지역구민들에게는 귀향활동에서 뭐라고 실명할것인가△당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좋겠는가 등등.
이런 구두 앙케트가 소속의원과 연수원에 입소중인 당원들에게 전달되었고 여기서 모아진 여론을 당직자간담회에서 종합 12일의 의원총회 결의문으로 채택한것.
당원들이 보인 반응중에는『얼굴을 들고 디닐수 없다』 『지역구민들에게 할말이 없어 차라리 사표를 내고싶다』『간부들도 당사에 걸려오는 전화를 한번 직접 받아보라』는 내용이 있었는가 하면 『국민에게만 의식개혁을 외쳤을뿐 지도층 의식개혁은 공염불에 그쳤다』『 「청렴과 정의사회구현」이란 창당이념의 현주소가 이런 것이냐』는 질문조도 있었다는 얘기다.
제기된 건의사항으로는△등록재산공개△정씨 처벌과 세금징수△재산환원의 조속한 시행등이많았지만 이밖에△개각등 인사쇄신△당운영민주화△부정적·반사회적 당원의 교체△부동산투기의 근본적인 억제대책등 주목할 만한내용도 다수 있었다는 후문.
이같은 당내분위기 때문에 권익현대표위원은 연수원 개장식에도 못나갔다. 입을 열면 책임있는 소리를 해줘야하는데 잘못하다간 전임대표를 매도하게되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할말도 없었기 때문.
○…이같은 당내 여론을 바탕으로 「청렴의 제도화」글 일단 내걸긴 했지만 민정당으로서는 이를 구체화 시키는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고심하는 눈치다.
우선 공직자윤리법을 고치고 당규를 새로 만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여론이 요구하는 재산공개를 바로 선언하지 못하는것도 괴로운 일.
『재산을 공개하면 국민들이 우선은 속시원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공개할 겅우 부각될 덜가진자와 더 가진자의 위화감을 어떻게 하겠느냐』 는 것이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당이 재산취득이나 변동을 사전에 알게 함으로써 간접규제의 효과를 거두자는 취지로 「사전신고」 를 주된 개정포인트로 결정했다는것.
이런 제도적 장치외에 민정당이 가장 역점을 두는 청렴방안은 역시 인사를 통한 체질개선이다. 앞으로 있을 공천에서 「탁기」를 몰아내고「지탄요소」를 정리하겠다는 속셈이다.또 당직기용이나 일선기간 당원배치에 있어서도 돈문제로「소리」가 있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것. 이에따라 다음공천에서는 기업을 가진 일부 경직의원이 불리해 지리라는 추측도 널리 퍼져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당이 자전자활을 목표로 당이 당비에 너무 신경을 쓴다는 비판론도 일고있다.
당비의 목표달성을 위해 중앙위원을 대부분 부유층으로 구성했는가 하면 자선음악회등 을열면서 초대창에 헌금봉투를 동봉해 보내고는 행사 한번에 몇억원이 걷혔느니 하는 것이 민정당 이미지를 나쁘게 한다는 주장이다.
당에 부자가 너무 많다는 얘기도있다. 12일의 의원총회 에서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이 우리당에 줄을 이어야한다』 (곽정출의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당지도부가 이런 지적에 따라 뭔가 손을 쓰려는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있다.
공천을 「청렴」에 치중하다보면 이른바 「참신한 신인」 이 대거 등장할수 밖애 없는데 그럴경우 득표력이 떨어져 의석확보와 득표율 달성에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나오고있다.
○…민정당이 정씨상처로부터의 회복기간을 갖기위해 선거가 내년 2,3월로 미뤄질것이란 츠즉도 널리 퍼져있지만 당간부들은 『잠아놓은 예정이 없었는데 연기라니 무슨 얘기냐』고 항세을 부인.
8월말 또는 9월초순의 인사개편→3차해금→공천내정자의단계저 통고→공천자발표→선거라는, 일반적으로 예상돼온 정치일정가운데 해금· 선거등이 당초의 복안보다는 다소 밀리지 않겠느냐는것이 항세의 내용이다.
정치일정이 연내에 다 진행될 경우 야권이 정씨사건을 집권당에 대한 공격의 호재로 삼아 물고 늘어질게 뻔하고 그럴 경우 집권당이 불리해지는것은 물론 정국이 급박하게 경색될 우려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의 청렴 최우선 반영이란 새로운 공천 기준설정과 이에따른 구인난이 정치일정을 늦추게하는 요인이 될것이란 견해도있지만 청렴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부지역의 공천작업을 앞당길것이란 추측도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아직 선거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여전히 유력한게 사실이다.다만 11대의원의 임기만료를 4개월이나 남겨놓게 되는 연내에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내년선거를 점치는 의견이많은것도 사실.
이처럼 정치일정에 관해서는 정세이 없지만 민정당이 「청렴과시」의 계기로 삼으려는 8월7일의 덕유산당원 수련대회가 부분개편의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다. 공천을 못받을게 뻔한 지구당위원장이 끼면 어색하게 되고 본인도 거북해 질테니 그전에 자연스럽게일부지구당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로인해 부분개편이 있을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류 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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