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에 납치된 여중생들, 구출하고 보니 200명 넘게 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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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뉴시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지난 주말 구출된 중학생 소녀들 중 최소 214명이 임신 중이라고 유엔인구기금(UNFPA)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바바툰데 오쇼티메힌 유엔인구기금 나이지리아 지부 사무총장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지금까지 보코하람에 노출돼 있는 나이지리아 위험지역에서 강제로 임신한 여성은 1만6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이 지난해부터 2000명이 넘는 소녀와 성인 여성을 납치해왔다. 여성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다음 보코하람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하거나 노예로 살아야 한다. 이에 지난주 나이지리아 정부군은 보코하람의 근거지 여러 곳을 급습해 7000명이 넘는 납치 여성을 구출해냈다. 지난 4일에도 260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추가로 발견해냈다. 유엔인구기금은 “구출된 여성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 다양한 질병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코하람에게 풀려난 여성들은 보코하람의 잔혹성에 대해 잇따라 증언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한 여성은 “보코하람은 나와 어린 아이들 바로 앞에서 청소년과 남성들을 죽였다”며 “화장실에도 혼자 가지 못하고 한 공간에 다같이 갇혀 있었다”고 밝혔다. 눈앞에서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성은 세실라 아벨은 “남아있는 여덟 명의 내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 밭에 남겨져 2주 동안 거의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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