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잡는 것도 마약처럼 중독됩니다. 검거하면 짜릿한 맛이 있습니다. 이제는 강제추행범이나 폭행사범을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3팀 소속 조장현 순경(32·사진)이 자신의 휴대전화 속 30대 폭행범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조 순경은 “조직폭력배인데 지난해 말 길이 30㎝짜리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걸 혼자 맨손으로 제압해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으로 부임한 지 갓 8개월이 넘은 그는 그동안 현장 검거로 해결한 사건만 240건이다. 실적이 베테랑 강력계 형사를 능가해 지구대에선 ‘검거왕’으로 불린다. 정신화 중앙지구대 3팀장은 “베테랑 지구대 근무 경찰관도 1년에 20~30건의 현장검거 실적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결을 물었더니 조 순경은 “‘휴대전화’와 ‘현장’”이라고 답했다. 늘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이나 지명수배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고 틈틈이 본다는 것이다. 그는 “장난·오해신고라 생각되고, 우리 팀 일이 아니더라도 무조건 현장에 나가서 두세 번씩 체크해보는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가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