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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 입은 관객 떼창 본 폴 매카트니 “코리아, 유 아 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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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웃 데어`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사진=현대카드 제공)

“비가 온들 어때요? 우리는 상관하지 않아요(What if it rained? We didn‘t care).”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폴 매카트니 ’아웃 데어‘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도중에 쏟아지는 비에도 꿈적하지 않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관중을 보며 폴 매카트니는 문득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가사와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즉흥적으로 지어 부른 것 같지만 이 노래는 ’마이 발렌타인‘이다. 2011년 결혼한 세 번째 부인 낸시를 위해 그가 만든 사랑의 세레나데다.

이처럼 폴의 첫 내한공연은 절절했다. 4만5000명의 관중은 하얀 우비를 입고 열과 성을 다해 공연을 지지하고 즐겼다. 그라운드 석 관중은 폴이 ’롱 앤드 와인딩 로드‘를 부르는 사이 빨간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전원 펼쳐들었고. ’헤이 주드‘를 부를 때는 ’NA‘가 적혀 있는 종이를 흔들었다.

'렛 잇 비'를 부를 때 휴대전화 라이트를 모두 키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폴도 잠시 멈추고 장면을 즐겼다. “투 굿, 투 그레이트”라고 말하거나 “코리아, 유 아 쿨”이라는 말을 감탄사처럼 내뱉기도 했다. 열정적인 호응에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도 자주 지었다. 고대하던 ’헤이 주드‘ 떼창에서 한국말로 “남자만” “여자만”을 외치며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오후 8시를 넘어 무대에 오른 폴의 첫 마디는 한국어였다. “안녕하세요 서울, 한국 와서 좋아요.” 공연의 마지막 말도 한국어였다. “다시 만나요!” 폴은 공연을 하는 나라의 언어를 미리 공부해 무대에서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서울 공연에 앞서 있었던 도쿄 공연에서도 그는 일본어로 첫 인사를 건넸다. 부른 노래도 첫 곡을 제외하고서 모두 같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펼치는 그의 공연은 체계적이다. 그의 공연 스텝들은 총 300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요리사도 포함되어 있는데 채식주의자인 폴을 포함한 스텝들을 위해 매일 현장에서 450인분의 채식요리를 만든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폴의 공연은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1990년 4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마라카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18만4000명이 넘는 유료 관객을 동원해 ’가장 많은 청중을 동원한 콘서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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