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조준목사 부부에 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강서경찰서는 22일 미화 20만9천8백93달러를 밀반출하려던 서울영락교회 당회장 박조준목사(50·서울압구정동 현대아파트79동604호)와 부인 최영자씨(45)등 2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목사가 74년부터29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한점으로 미루어 또 다른 외화밀반출이 있었을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있다.
박목사는 경찰에서 『신변인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치료하기위해 교회신도들이 모아준 돈으로 미국에 가려했다』고 했다.
박목사는 또 『미화 현금은 신도들이 지병치료를 위해 각출한 것이고 시티은행예금통장과 제일은행 LA지점 수표는 71년부터 매년 2∼3회씩 미국·캐나다등지의 한인교회에서 부흥회 설교를 해주고 받은 사례금을 현지에 예치해둔것』 이라고 말했다.
박목사는 또 한화에 대해『월급 1백20만원중에서 그동안 저금해둔것이며 지난20일 막내딸 (21)마저 결혼해 국내에 연고가 없어 돈을 맡길곳을 찾지못해 직접 가져가려 했던것』이라고 했다.
박목사는 경찰에서 『밀반출하려던 미화와 한화등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
박목사는 56년 서울대문리대 철학과와 59년 장로회 신학대학을 졸업, 60년 목사안수를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신학을 연구한뒤 73년부터 한경직목사의 뒤를 이어 서울영락교회 당회장이 됐다.

<신도들 모금 없었다>
미화2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영락교회당 회장 박조준목사가 신도는 물론 일반인들로부터도 신랄한 비난을 받고있다.
21일 밤 TV뉴스시간을 통해 박목사가 숨겨나가려했던 1백달러짜리 돈더미와 수표·통장등이 구두밑창과 도자기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개인적이유야 어떻든간에 불쾌한 사건』이라고 개탄했다.
영락교회 당회장인 박목사가 외화밀반출혐의로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교회의교역자와 신도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22일 아침부터 서울저동교회로 몰려들었다.
신도들로부터는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냐』 『어떻게 된 일이냐』는 전화가 빗발쳤다.
교회측은 상오9시부터 정례교역자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직원들은 삼삼오오짝을 지어 이곳저곳에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교회당국자는 박목사의 건강상태가 작년10월 미국에서 돌아온 뒤로도 계속 나빠 1년예정으로 미국에서의 치료를 받기로 예정, 출국하려했으며 교회측은 왕복여비만을 지급했다고 설명하고 미국에서의 생활비·치료비는 뒤에 의논키로 했고 신도들로부터 치료비등을 공식모금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목사는 동산도 2억원이나 되며 월급은 1백20만원씩 받았고 70년대초부터 미국·캐나다등에서 집회사례금으로1회 7백∼2천달러를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