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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네팔의 비극적 지진 … 열린 가슴으로 도울 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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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히말라야 산맥의 네팔에서 25일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26일까지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웃 인도·중국·방글라데시의 희생자도 상당했다. 아직 행정력이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 사망자 확인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진 발생 즉시 전 세계가 긴급 지원에 나서 국제사회의 인정이 마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도 곧바로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프랑스·영국·독일·노르웨이 등도 피해지역에 구조인력과 항공기 등을 신속하게 보낼 예정이다.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나서 수색구조팀 62명과 수색견 6마리를 현지로 급파했다.

 중국은 네팔과 국경을 맞대긴 했지만 한국도 이에 못지않은 끈끈한 인연이 있다. 수많은 한국 불자가 순례하는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가 있는 데다 우리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준봉을 줄이어 찾고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굳이 이런 인연을 대지 않아도 글로벌 시대에는 먼 나라, 이웃 나라를 가리지 않고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구호 성금 등 경제적 지원을 우선하고, 구호팀 파견 여부는 네팔 측의 요청이나 국제사회 동향 등을 좀 더 살핀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다 자칫 구호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혼란을 겪고 있는 네팔이 요청하기 전에 우리가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구호지역을 조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아쉽다. 특히 지진 매몰자 구조와 환자 치료는 초동 대응이 중요하다.

 지구촌의 비극에 언제나 팔을 걷어붙이는 우리 민간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한다. 또한 이번 지진으로 수도·통신망 등 사회 기반시설이 파괴된 네팔을 위해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지원 대책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공공외교이고 소프트파워가 아닌가.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네팔을 도와야 할 때다. 네팔이 하루빨리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