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중앙일보선정올해의책] 논픽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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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푸른숲, 306쪽, 9800원

지난 9월 출간 이후 20만부 이상이 팔린 이 책의 주 독자층은 20대와 30대들. 국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 한비야(47)씨의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매력적인 역할모델 한 명을 발견한 것이다. 지난 5년 간 이라크.네팔.말라위에서 북한까지를 밟아온 긴급구호 활동의 생생한 현장 리포트는 그만큼 흡인력이 넘친다. 메시지를 훌륭하게 요약한 책 제목도 설득력이 크다.

"나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라면…. 오늘도 나는 행군한다. 몸이 천근만근일 때마다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가 들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이 책은 한비야의 7번째 논픽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중국 견문록' 등도 15만 권 내외가 팔렸지만, 2001년에 나온 '중국 견문록'부터 '빅 타이틀'(많이 팔리는 책)로 분류된다. 삶을 담보로 한 리얼리티 넘치는 경험은 이제 보편적 소구력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화라는 코드, 무한경쟁 시대의 휴머니티라는 요소 역시 이 책을 책 이상의 책으로 만들어준 장치들이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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