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진실은…] 과거 업적까지 덩달아 도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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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가 올 5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에 대한 진위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황 교수가 발표한 각종 연구 성과도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역시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복제배아 줄기세포의 경우 더욱 의심을 사고 있다. 2005년 논문이 지난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이언스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연구 성과와 다른 것은 줄기세포를 만드는 효율이 11배가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사이언스가 가짜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되는데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한동안 일축했던 것도 지난해 연구 성과를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영국의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는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인 ACT(Advanced Cell Technology) 대표 마이크 웨스트 박사의 말을 인용해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DNA 지문 분석 결과에 나타난 몇몇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피크)이 특이하게 기울어 있다"며 "이런 불규칙성은 인위적으로 이미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짜 논문의 꼬리가 잡힌 것도 조작 사진과 함께 DNA 지문인 점을 감안하면 가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DNA 지문 분석 전문가인 레슬리 존슨 박사도 "DNA 지문 결과를 보면 원본 데이터의 크기를 재조정했을지 모르는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199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복제한 젖소 '영롱이'▶2003년 광우병 안 걸리는 복제 소 세계 첫 개발▶2005년 세계 첫 복제 개 '스너피' 등도 가짜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중 영롱이와 광우병 내성 소 등은 이미 학계에서 그런 의혹을 샀었으나 검증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다.

광우병 내성 소와 관련해 전직 정부 고위 관리는 "2003년에 일본으로 생체 실험을 하기 위해 몇 마리를 다 보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2005년에 들어서야 한 마리를 보낸 것을 봤다"며 "그 당시에도 가짜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나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과거 연구 성과도 이번 기회에 모두 재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검증은 복제 원본과 복제된 동물의 DNA지문을 검사하면 2~3일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정할 수 있다. 영롱이뿐 아니라 스너피 등 대부분의 복제 동물이 살아 있고, 복제 원본의 체세포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검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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