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고개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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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 들어 긴축이 강화되는데도 지난 4월까지 대체로 내림세를 보여 이상하다 싶었던 시장금리가 이달 들어 드디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시중 자금사정이 이제 한계에 다다른 데다 CD(양도성 정기예금 증서) 발행으로 곧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단자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CP(신종 기업어음) 발행이율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현대 등 A급 기업들은 연 12.7∼12.8%에도 여유 있게 팔 수 있었으나 요즈음엔 삼성·현대 할 것 없이 연 13.49∼13.5%의 최고금리를 붙여 CP를 내고있다. 그러나 발행이율을 올렸는데도 CP가 잘 팔리지 않아 요즈음의 하루평균 CP 매출액은 1백 20억∼1백 30억원으로 지난 4월의 하루평균 매출액 1백 47억원에 비해 20억∼30억원 정도 줄어들었고 단자사가 일반에 팔지 못해 안고있는 CP 잔액도 지난 4월말의 9백억원에서 최근 1천 2백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또 국공채 수익률도 지난 2월 연리 13.74%, 3월 13.43%, 4월 13.03%로 내림세를 타던 것이 최근 13.98∼14.16%로 4월 수준에 비해 한달새 0.95∼1.13% 포인트나 뛰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와있다,
회사채 수익률(3년 만기)도 지난 4월 평균 연 12.29%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연 13.3∼13.4%까지 올라 역시 올 들어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있다.
이는 투신 등의 덩치 큰 투자기관들부터가 자금에 쪼들려 최근 대량으로 보유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채시장의 어음할인율도 큰 그룹의 진성어음이 그간 줄곧 월 1.5∼1.6%에 할인돼 왔으나 최근 이들 대기업그룹의 어음도 월 1.6∼1.7%에 할인되는 푸대접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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