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어? 안 비싸네, 수입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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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폴크스바겐 전시장에서 고객이 차를 타보고 있다. [사진제공=폴크스바겐 코리아]

수입차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중.저가 위주로 바뀌고 있다. 2, 3년 전만 해도 고객들은 수입차의 브랜드를 따지고 덩치 큰 값비싼 차량을 선호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중.저가 차량을 선호하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판매는 올 들어 11월까지 2만7090대가 팔렸다.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었다. 폴크스바겐이 10월 출시한 중형 세단 파사트는 379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한 달 보름 만에 202대가 팔렸다.

폴크스바겐은 이 차의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내렸다. 여기에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급스런 가죽시트에다 선루프, 시트 열선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풀 옵션을 붙이고도 가격을 대폭 내렸다"며 "파사트는 내년 디젤 모델이 출시되면 월 100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최상급 럭셔리 세단인 페이톤도 가격 때문에 잘 팔리고 있다. 올 4월 선보인 페이톤 3.2 가솔린 가격은 1억200만원으로 동급 BMW.아우디 보다 30% 이상 싸다. 각종 안전장치나 옵션은 경쟁 차량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 올 들어 11월까지 182대가 팔렸다. 현재 공급이 달려 대기자만 100여 명에 이른다.

포드의 대형세단 파이프헌드레드는 3880만원이라는 동급 최저가 가격으로 인기다. 올 7월부터 5개월 동안 356대가 팔렸다.

포드코리아 정재희 사장은 "예상보다 고객 반응이 좋아 현재 계약 대기자만 150여 명에 달한다"며 "내년부터는 월 1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는 크기가 에쿠스 만한 데다 트렁크에 골프 가방 8개를 넣을 수 있다. 배기량도 3000㏄로 덩치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출력은 손색이 없다.

BMW도 올해(1~11월) 4430만원의 저가 모델인 3시리즈 '320'을 1118대나 팔았다. 그동안 BMW는 대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7, 5시리즈가 3시리즈보다 더 잘 팔리는 역삼각형 구조였다. BMW는 올해 320을 내놓으면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5% 이상 싸게 하고도 옵션을 같게 했다. 혼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CR-V는 매달 100여 대 이상 팔리는 수입 SUV 베스트셀러다.

포드 ‘파이브 헌드레드’

폴크스바겐 ‘페이톤’

이 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1120대가 팔렸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가격이 2990만원으로 수입 SUV 가운데 가장 싸다는 점이다. 동급 국산차인 기아차 쏘렌토나 현대차 뉴 싼타페와 비교했을 때 5~10% 정도 비싸다. 연비도 ℓ당 10.6㎞를 주행할 정도로 좋은데다 선루프.에어백 등이 기본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최근 수입차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차량을 선호하는 등 합리적인 구매 방식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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