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증권회사 짭짤한 재미|일경 비즈니스지 조사 83년 일본 기업 랭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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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3년 중 일본의 상위 1만개 법인이 벌어들인 소득은 모두 18조7천6백64억엔으로 82년에 비해 3·1%의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저 성장 시대에서도 업종에 따라서 뚜렷한 호·불황의 양극화 현상을 드러내 철강·기계 업종이 크게 후퇴한 반면 은행·증권회사의 수익이 부쩍 늘어났다.
이에 따라 랭킹도 크게 바뀌어 82년 소득 10대 기업 중 특수 회사인 일본 은행·아라비아석유를 제외한 8개 사 가운데 4개 사만이 83년에도 10위 안에 들었다.
일본의 경제 전문지 일경 비즈니스지 (5월7일자)의 조사에 따르면 도요따 자동차가 민간 기업 최초로 순익 4천억엔 대를 돌파하면서 일본 은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마쓰시따 (송하) 전기가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 일본 전기 업계 톱의 자리를 되찾았다.
이밖에 히다찌 제작소 (5→7위) 닛산 자동차 (3→9위)도 순위는 떨어졌지만 10위권 안에 들었다.
그러나 철강 산업의 침체와 함께 해마다 10위 안에 들었던 신 일본 제철이 8위에서 1백15위로, 주우 금속이 7위에서 1백30위로 밀려 1백대 기업에도 끼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은행·증권회사의 성장이 두드러져 주우 은행·부사 은행이 새로 10대 기업에 랭크됐고 야촌 증권도 10위로 올라섰다.
같은 업종 중에서도 부침이 심했던 곳은 전기·자동차.
마쓰시다·히다찌 외에도 후지쓰가 44위에서 31위, 일본 전기가 50위에서 41위로 올라서는 등 반도체·컴퓨터·OA (사무자동화) 기기 등 산업용 전자 생산 업체가 호조를 보인 반면 VTR·오디오 제품에서 고전한 일본 빅터 (38→62위) 소니 (29→69위) 등의 순위는 크게 밀렸다. 자동차에서는 도요따 외에 마쓰다 (61→56위) 후지 중공업 (75→60위) 등이 호조였는데 비해 국내 판매 부진과 투자 부담을 안은 일산 자동차 (3→9위), 오토바이 전쟁을 치른 혼다 (33→49위), 트럭 부문이 부진했던 미쓰비시 자동차 (65→2백23위) 등은 뒤로 밀렸다.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맛본 업종은 철강·기계 업종. 세계적인 시설 과잉과 수출 부진 등에 따라 주우 금속·천기 제철·신 일본 제철·일본 강관 등이 모두 전년에 비해 순익이 80%이상 줄어들었고 플랜트·기계 등 업종 다양화를 이룬 신호 제강소가 순익이 40% 정도 줄면서 59위에서 1백33위로 밀린 것이 그나마 가장 나은 정도다.
상위 1만개 기업의 업종별 순익은 은행 (26·7%) 증권 (1백93·7%) 전기 (10·1%) 제약(8·0%) 등이 늘어 난데 비해 철강 (73·5%) 기계 (17·5%) 자동차 (5·8%) 정밀·광학 기계 (12·5%) 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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