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파·폭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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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국이 올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호남지역에는 대설특보까지 내렸다. 12일 전북 군산에 내린 폭설로 어선들이 출어를 하지 못한 채 내항에 정박해 있다(사진위). 광주시 각하동 농수산물 시장에선 강추위 속에 할머니들이 모닥불에 언 손을 녹이고 있다(사진아래). 광주=양광삼 기자, [연합뉴스]

올 겨울 추위가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13일에는 서울지방의 최저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4일부터 전국에 몰아친 한파가 열흘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워졌다 풀리는 게 반복되는 삼한사온의 전형적인 겨울날씨와는 다른 패턴이다.

기상청은 이런 추위가 예년보다 일찍 발달한 찬 대륙 고기압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상청 손태성 통보관은 "강력하게 발달한 시베리아 고기압으로부터 찬바람이 불어와 우리나라 5㎞ 상공에는 영하 30~35도의 공기층이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해와 달리 북동쪽에 저기압이 계속해서 머물러 있어 찬 공기층이 우리나라 쪽으로 몰려오고 있다. 손 통보관은 "저기압과 고기압이 일주일 주기로 반복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북동쪽 저기압이 없어지지 않아 찬 공기층이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쪽에 고기압이,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 잡은 이러한 '서고동저'형의 기압배치는 강한 바람을 일으킨다. 강한 바람은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영하 10도에서 풍속이 시속 5㎞일 때 체감온도는 영하 13도지만 풍속이 시속 30㎞가 되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진다. 손 통보관은 "서쪽과 동쪽의 기압차이가 큰 만큼 바람이 강하게 분다"며 "12일 우리나라에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40m에 달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고, 제주도 지방의 경우 10분간 평균 최대풍속도 초속 20m가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3일 아침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체감온도는 영하 25도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충남과 호남 서해안 지방에 폭설이 쏟아지는 것은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계속되는 상태에서 서해가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중.하순의 따뜻한 날씨 때문에 12월의 서해의 해수면은 아직 기온이 높다. 따뜻한 바다 위로 서쪽에서 온 찬 공기층이 지나면서 그 온도차로 인해 구름이 만들어진다. 이 구름이 태안반도 등 서해안 지방에 부딪히면서 눈이 쏟아지는 것이다. 손 통보관은 "한겨울엔 서해도 차갑기 때문에 찬 공기와 만나도 구름이 많이 생성되지 않는다"며 "바다가 깊어서 해수면 온도변화가 적은 동해에 위치한 울릉도에 폭설이 잦은 것도 같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충남.호남 지방은 12일 대설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정읍 21㎝, 김제 15㎝ 등 많은 눈이 내렸다. 전북도교육청은 폭설이 예상되는 부안과 김제 지역 일부 초.중.고교의 임시 휴교를 결정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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