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인도서 '인재 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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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게이츠 회장은'빌을 위한 코드'로 명명된 자신의 인도인 인재 선발 전략을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MS는 내년 1월 인도의 각 대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아 기술력과 분석력 평가 및 면접을 거쳐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된다.

선발된 학생은 MS 기술지원팀에서 1년 동안 일할 기회를 부여받는다. 맞춤형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기지로 인도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뽑힌 20명은 MS 인도 사업부에서 인턴 과정을 거쳐 MS 직원으로 정식 채용된다. 5000여 명의 인도 청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첫 실험"이라며 "이를 통해 인도 학생들의 재능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방갈로르가 인도의 유망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첨단 기술의 중심임을 강조하려는 듯 연설회장을 마치 록스타 공연장처럼 꾸몄다. 그러나 그 자신은 평소와 달리 말끔한 정장 차림을 했다.

참석자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그는 디지털 혁명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MS의 목표는 지금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이 제공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의 정보처리 능력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곧바로 '인도 띄우기'에 나섰다. 그는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업계가 매우 독립적이고 효율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가 인도에서 만난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들을 '세계 최강'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오전 타밀나두에서 행한 연설에서 "인도에 IT 교육기관을 개설해 2만여 명의 인도 농촌지역 교사들에게 IT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7일 뉴델리에서는 "앞으로 4년간 인도에 17억 달러를 투자하고, 현재 4000명인 MS의 인도인 직원수를 7000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는 인건비가 미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소프트웨어 인력 덕분에 지난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170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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