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어린이에 흙 냄새를…「학습 농장」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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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흙 냄새를 맡지 못하고 시멘트의 벽 속에 갇혀 사는 대부분의 도시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연 속에서 직접 씨를 뿌리고 땀흘려 가꾸어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하는 어린이 농사 캠프가 학부모 교육 전문가들의 호응을 얻어 크게 인기다. 현재 서울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농사 캠프는 YMCA어린이 농사 캠프를 비롯해 소년 한국의 학습 농장, 동아 문화 센터의 어린이 주말 농장, 금남 캠프 농장의 금남 어린이 농사 캠프.
소년 한국이 올해가 5년째.YMCA는 3년째, 동아 문화 센터와 금남 캠프 농장은 83년에 이어 올해가 2년째인데, 대 부분의 경우 공고된지 1주일 이내에 50∼l백80명에 이르는 인원이 찰 정도로 인기가 있다.
농사 캠프 어린이들은 보통 4월 중순께부터 시작하여 늦가을인 11월초까지 매달 한번씩 일요일마다 농장에 가서 자신이 씨뿌린 야채를 가꾸고 수확하게 된다.
개인별로 농장의 땅을 5평씩 분배받아 이름을 쓴 팻말을 박고 가꾼다. 재배 작물은 감자 ·옥수수·밤호박·고구마·토란·당근·배추·무우 등이다. 여름과 늦가을 두 차례에 걸쳐 수확하는데, 거둔 작물은 자신이 집으로 가져간다.
YMCA의 경우 농사 일정은4월15일부터 시작되어 11월4일까지 총7번의 일요일에 걸쳐 실시된다. 첫날은 농장 위치 정하기, 밭고르기, 감자·옥수수·밤호박심기, 다음번은 김매기, 비료주기, 고구마·토란 심기 등으로 7과정이 진행되고 7윌15일과 11윌4일 두차례에 걸친 수확때는 가장 탐스런 수확을 한 어린이를 뽑아 상을 주고 재배기록을 충실히 한 어린이에게도 시상한다.
이들 단체들은 대부분 한국 야외 교육원 이절식 원장이 운영하는 평택의 2만여평 땅에 70년에 만들어진 평택 어린이 농장을 이용하고 있다. 반남램프 농장의 경우만이 남양주군의 1만5천평 당위에 79년 세운 독자적인 종합 레저 장소 중 농지를 이용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에 걸친 어린이 농사 캠프의 비용은 단체에 따라 5만원부터 6만8천원에 이르는데, 농장까지의 왕복 교통비와 그날의 점심 값, 농작물의 씨앗 값 등 일체가 포함된다.
보통 아침9시 서울에서 출발하면 11시 농장에 도착한 후 지도 교사 농부들의 직접 지도로 농작물 등을 돌보고 점심을 먹은 후에는 즐거운 레크리에이션 순서가 있다. 그밖에 자신이 가꾸지 않더라도 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 참외 등 다른 작물, 올챙이·개구리 들꽃 등 서울 생활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뿌린 대로 거두는 오묘한 자연의 섭리와 한 알의 낟알을 가꾸기 위해 흘리는 땀의 의미를 어린이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소년 한국 이창제 사업부장은 얘기한다.
올해로 두 해째 5학년의 외아들을 농사 캠프에 보내고 있다는 주부 김영숙씨 (42·서울강남구대치동)는 『약하고 내성적인 아이가 자연의 햇별 아래서 농사를 짓게 된 이후 눈에 띄게 건강해지고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되였다』고 말했다. <박금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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