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산율 줄고 사망률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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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가장 먼저 선진국대열에 오르고 가장 발달된 사회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서방유럽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출생율 감소·사망율 증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하게 흥미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지출의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문제가 되고있다.
최근 선진공업국가의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그리스 덴마크 에이레등 10개 EEC국가의출생율은 지난 50년대에 비해 25∼50%가량이나 줄어들었다.
반면 사망율은 1백명당 영국이 1·17명에서 1·18명으로, 이탈리아가 0·97에서 1로, 서독은 1·05에서 1·21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출생율이 격감한 이유는 여자들이 아이낳기를 기피하는 풍조 때문이며 사망율의 증가는 그전보다 노인층이 많아진 때문이다.
출생율이 줄어들고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선진국일수록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것은 그 사회의 노동력의 감소와 부양인구의 증가를 가져온다.
특히 사회복지정책을 광범하게 실시하고 있는 서구국가의 입장에서는 노인인구의 증가가국가의 재정부담을 더욱 무겁게 만들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연간 사회보장비(교육 및 의료비등 제외)지출이 전체 공공지출의 30%에 달하며 그중 절반이 노인들에 대한 연금으로 나가고 있다.
EEC 10개국의 총인구는 지난60년 2억4천1백만명에서 75년 2억6천7백만명으로 15년간 11%증가 했으나 그후로는 증가율이 대폭 둔화돼 오는 90년에는 2억7천3백만명에 머무를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특히 출생율이 격감한 서독은 인구가 줄어 90년에는 5천8백만명으로, 2030년에는 4천만명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생율 감소 및 인구구조의 변동은 여러측면에서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제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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