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산소 호흡기' 손규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프로농구 동부의 손규완(31.사진)이 동부의 공격 숨통을 뚫어주고 있다.

7일 SK전에서 손규완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을 했다. 돋보이는 수치는 아니었지만 내용은 알찼다. 3쿼터 4분쯤 SK가 48-44까지 점수 차를 좁혀오자 이때부터 양경민-손규완-마크 데이비스-손규완으로 이어지는 3점슛이 연달아 터져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4쿼터 승부처에서는 더 빛났다. 종료 2분여 전, SK가 방성윤과 전희철의 연속 득점으로 75-70까지 따라붙었다. 손규완은 기다렸다는 듯이 승부를 가르는 3점슛을 터뜨렸다. 경기가 끝난 후 전창진 동부 감독은 "손규완이 어려울 때 귀중한 득점을 올려줬다"고 말했다. 정한신 동부 코치는 "손규완은 클러치 슈터다. 한번 넣으면 두세 차례 연속해서 터뜨리는 파괴력이 있다"고 말했다. 승부처에서 상대팀은 동부의 간판 슈터 양경민에게 수비를 집중한다. 그때 빈 공간이 생기고, 손규완이 3점슛을 터뜨린다. 정 코치는 "그만큼 신뢰가 간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경기에서 손규완은 선발로 많이 기용됐다. 주전 가드 김승기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손규완은 포워드지만, 수비에서는 상대 가드를 막는다. 손규완은 "키가 작아(1m86cm) 상대 가드와 매치업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수비가 별로지만, 팀이 맡긴 일이니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감독은 "파이팅이 좋고 스피드가 있어 수비 활용 폭이 넓다"고 말했다.

'열심히 한다.' 이것이 손규완의 장점이다. 손규완은 "식스맨은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나는 경민이 형을 잘 보조하면 된다"고 말했다. 장 코치는 "성실한 데다 인간 관계도 원만해 팀워크에 큰 도움이 된다. 74년생, 적지 않은 나이지만 선후배 간의 가교 역할도 훌륭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