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국이 AIIB 창립 멤버 … ADB 회원국 맞먹는 규모

중앙일보

입력 2015.04.16 01:01

업데이트 2015.04.16 10:51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이 최종 57개국으로 확정됐다. 중국 재정부는 15일 한국을 포함해 스웨덴·이스라엘·남아프리카공화국·아제르바이잔·아이슬란드·포르투갈·폴란드가 정식으로 AIIB 창립회원국 지위를 획득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26일 가입신청을 해 지난 11일 스페인·오스트리아와 함께 창립회원국 지위를 획득했다. 창립회원국은 대륙별로 아시아 34개국, 유럽 20개국, 아프리카 2개국, 아메리카 1개국의 분포를 보였다. 1966년 설립 당시 31개국으로 출발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현 회원국 67개국에 육박하는 숫자다. 논란이 됐던 대만은 국호를 ‘중화대만’으로 가입을 신청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운 중국이 ‘중국대만’을 고집하면서 창립회원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과 일본은 창립회원국 가입을 거부했으며 북한도 가입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이 ‘개방적 지역주의’ 원칙의 실천에 나섰다”며 “AIIB 창설이 아시아 번영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AIIB가 운영 방식을 혁신해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IIB는 기업과 협력 파트너십 모델을 도입해 민간 부문이 저소득 국가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AIIB는 또한 협력 플랫폼으로 각국 상황에 맞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민일보는 AIIB를 통해 “아시아의 중소국가는 국제 금융기구 참가 경험을, 영국 같은 전통 금융대국은 경쟁력 강화 기회를, 호주 같은 자원대국은 시장 확대 기회를, 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같은 국부펀드 강국은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AIIB를 위안화 국제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중국 당국이 AIIB 대출 결제에 사용되는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가 포함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 표시 대출과 AIIB 특별인출권(SDR)을 구축하도록 권장하되 회원국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달러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한 뒤 점진적으로 위안화 사용 확대를 권장할 계획이라고 SCMP가 전했다.

 설립 초기 AIIB는 미국이 불투명성과 세계은행·ADB와 같은 유사 기구의 존재를 이유로 우방의 참여를 저지하면서 곤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영국이 AIIB 가입을 전격 선언하면서 국제 여론이 돌변했다. 창립회원국을 확정한 AIIB는 향후 지분과 지배구조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예정이다. AIIB 본부는 최대 지분 참여국인 중국 베이징의 진룽제(金融街)에 이미 건설 중이다. 중국은 창립회원국을 확정한 이후에도 미참여 국가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후발국은 투표권은 갖지만 AIIB 규칙제정 과정에서는 배제된다.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AIIB가 기존 국제 금융질서에 단기적으로 끼칠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ADB 설립 이후 49년 만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금융기구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은행 설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부터 제 몫 챙기기와 국내 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하며, 장기적으로 통일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