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치료비 갚기위해 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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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범행동기는.
▲애인 서모양의 치료비에 쓰기위해 애인이 근무하고있는 서울길동의 남매생맥주집 주인으로부터 빌었던 40만원을 갚을 길이 없어 범행했다.
애인은 지난해 12월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었으나 치료비가 없어 내가 돈을 빌어 4월7일까지 갚기로 했었다.
-공범들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서울 Y고 동창생인 강경모씨(22)의 소개로 대복이와 정수를 알게됐다.
-누가 범행을 제의했나.
▲내가 운전을 맡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 27일 하오8시쯤 천호동 약속다방에서 서로 만나 모의를 했다.
-도주경로는.
▲은행에서 범행이 발각된 것을 알고 은행앞에서 만나기로한 공범 2명을 차에 태우고 천호동목으로 달아났다. 상오 11시쯤 천호동로터리까지 와서 공범들과 약속다방에 들어가 훔친물건을 나누었다. 나는 현금4만원과 금목걸이를 가졌고 카메라는 문정수가 가졌다. 차를 다방앞에 세워두고 옷을 갈아입기위해 집에 갔다가 피곤해 잠을 잤다. 하오 8시쯤 다시 나와보니 친구들은 가고 없고 차만 그대로 서있어 서양을 전화로 불러내 차를 타고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함께 여관에 투숙했다.
-요즘 신문에 강력사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기사들이 많이 나갔는데 왜 강도할 생각을 했나.
▲당초 강도하러 들어간 것은 아니고. 도둑질을 하러갔는데 가정부할머니가 소리를 질러 불가피 흉기를 들이댈 수밖에 없었다.(울음)
-검사는 누가 칼로 찔렀나.
▲내가 은행에 가기위해 문밖에 나와 있을 때 대복이가 칼로 찔렀다. 대복이는 이때 검사에게 『감시하고 있으니 움직이면 죽인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항하지 않은 검사를 왜 찔렀나.
▲내가 은행에 간 사이에 집안에 남아있던 공범이 한짓이라서 잘 모르겠다.
-검사는 어떤 상태로 있었나.
▲엎드려 누워 얘기했고 함께 담배도 피웠다.
-처음부터 검사집인줄 알고 들어갔는가.
▲아니다. 응접실을 뒤지다 보니 검사 이름이 적힌 기념패가 있어 뒤늦게 알게됐다.
-얼마나 털생각이었나.
▲50만원만 있으면 충분했었는데 현금이 없어 귀금속을 빼앗았다.
-검사라는 신분을 밝혔는데도 그같은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는가.
▲겁이 났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집안에 있는 술을 마셨다.
-범행이 성공하리라 믿었나.
▲명검사부인이 순순히 돈을 찾아서 주겠다고 한말을 그대로 믿었다.
-가족사항과 경력은.
▲13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여동생 2명과 함께 자랐다. 서울 Y중학교를 마치고 동일계교인 Y고등학교를 2년전 졸업했다.
고교졸업후 운전면허를 따 서울 천호동에있는 이삿짐센터에서 화물차를 운전해왔다. 어머니는 노상을 하며 천호동에서 2백만원짜리 전세집에서 살고있다.
-지금 심정은.
▲나는 쓸모없는 놈이다. 죽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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