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도 정수기·비데 사업 뛰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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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현대백화점그룹이 600억원을 들여 렌탈·케어(대여·관리) 시장에 진출한다. 패션·가구·아웃렛·면세점 등 쉬지 않고 이어온 정지선(43·사진) 회장의 사업 다각화 행보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이 6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갖는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신규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14일 발표했다. 5년 내 가입자 수 100만명, 매출 2500억원으로 업계 선두권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국내 여성복 1위 업체인 한섬을 인수하며 패션 사업에, 리바트를 인수하며 가구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렌탈·케어 사업은 최근 렌탈 제품의 주요 유통 경로로 떠오른 홈쇼핑을 기반으로 직접 법인 설립을 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홈쇼핑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렌탈케어의 사장은 김화응(56) 현대리바트 사장이 겸임할 예정이다.

 최근 백화점과 홈쇼핑 업계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렌탈·케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4년 1조원 수준에서 2013년에는 12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같은 생활가전 시장만 3조원 규모에 달한다. 렌탈 사업은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여러 제품을 렌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우선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한 뒤 앞으로 공기청정기·비데 같은 소형가전, 가구·주방용품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매트리스나 에어컨 관리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국내 생활가전 렌탈 시장은 코웨이·청호나이스 등이 과점한 가운데 한경희생활과학·쿠첸·LG전자 등이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이 본격 뛰어들면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과 온라인 판매채널인 현대H몰·리바트몰도 적극 활용하고 백화점 안에 렌탈매장을 입점할 계획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날 가구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현대리바트는 14일부터 주방가구 전품목의 가격을 평균 30% 낮추고 본격적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B2C) 주방가구 판매에 나선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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