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민총소득 성장률 3분기 연속 '0%'대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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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손에 쥔 실질소득은 3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치솟은 반면 국제시장에서의 가격경쟁 심화로 수출 제품 가격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출이 늘었지만 대외경제 여건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국민의 지갑 속에 들어오는 돈은 전혀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5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6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0.1% 증가에 그쳤다.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연간 3.8%에 달했으나 올 1분기 0%대로 진입한 뒤 2분기 0.0%에 이어 3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증가한 4.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4.7%) 이후 최고치다. GNI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원유 도입 원가가 1년 전보다 48%나 급등하는 등 수입물가가 상승했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한 때문이다.

실질 무역손실은 3분기에 12조원을 넘어섰고, 1~9월 누적 손실 규모는 33조원에 달해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24조원)를 넘어섰다. 또 3분기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된 배당과 이자가 2조원을 넘어섰다.

소비지출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했다. 손에 쥐는 돈은 제자리인데, 나가는 돈은 늘면서 총저축률은 지난해 동기(35.2%)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 국민총소득(GNI)=국가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한 결과, 국민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소득을 나타낸다. 국내총생산(GDP)이 국내에서 생산된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라면, GNI는 GDP에서 수출입 단가 차이 때문에 생긴 무역 손실과 외국인 투자자에 지급한 배당금.이자를 제외한 실제 소득이다.

수출이 늘어 GDP의 절대 규모가 커져도 무역 손실이 많이 생기고,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과실이 커질수록 우리 국민의 호주머니로 돌아가는 실제 소득은 줄게 돼 있다.

김동호 기자

◆ 어떻게 만들었나=사이버 표준 한국인 모델은 기술표준원이 2003년부터 2년 동안 전국의 1~90세 2만여 명의 인체치수를 측정해 사이버상에서 입체적으로 만든 것이다. 키.몸무게.가슴둘레.허리둘레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성별.연령별로 평균적인 체형을 도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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