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 스포츠교류확대전망|「곤명테니스」를 보는 일본의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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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테니스선수단의 중공입국을 일본에서는 한-중공관계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공 운남성곤명에서 열린 데이비스컵예선전에서 중공이 「남조선」이 아닌 「한국」이란 호칭사용에 동의한것을 일본신문들은 대서특필하고 있다. 요미우리 (독지) 신문은 1일자 석간1면톱으로 이를 보도하면서 『중공이 한국의 존재를 부인할수 없게됐음을 보여준것으로 큰 정치적 의의를 가진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2월26일자 일본신문들을 한국대표단의 중공입국을 보도하면서 『테니스에서 바람이는 한-중공교류』 (매일신문), 『정치적의의에 긴장감』(동경신문)등의 타이틀을 달아 짙은 정치적 색깔을 가미했다.
곤명에 특파원을 파견, 현장취재를 하고있는 동경신문은 이날 현지발기사로 『남북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가운데 한국-중공의 스포츠교류가 한반도긴장완화에 미칠 심리적 영향은 크다』고 논평했다. 한국대표단의 곤명도착을 알리는 기사에서 공동통신(25일자)은 『한국선수단이 비행기에서들고 내린 태극기에 대해 중공측은 「한국선수단의 단기」라고 관대한 태도를 보였으며 한국국기를 중심으로 한-중공테니스관계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고 보도했다.
또 26일밤 중공측이 한국선수단을 초대, 『의림지』란 극영화를 보여준데 대해 28일자 동경신문은 『한국인의 반소감정이 강하고 소련의 KAL기격추사건이 1년도 지나지 않은 싯점에서 중국무술이 러시아를 압도하는 스토리는 한국선수단의 심금을 강하게 건드린것 같다.
이것을 고려에 넣지 않았을리 없는 중공이 이영화를 보여주었다는 것은 한-중공관계가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정치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조짐을 감지케하는 것이었다』고전했다.
중공측은 27일 한국선수단을 관광명소인 서산으로 안내했다.
이때의 모습을 공동통신 (27일자)은 다음과같이 보도했다. 『일행은 서산의 기슭에서 산정의 용문까지 기념사진을 찍으며 올라갔다. 그동안 놀러온 중공군병사나 소수민족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등 한-중공간 미니교류가 여러군데서 벌어졌다.
또 산기슭의 태화사란절에서는 최근 대만에서 대륙으로 돌아온 TV탤런트 황익승씨가 마침 TA프로 촬영때문에 와있어서 김단장과 잠시 얘기를 나누는 뜻밖의 「한대교류」도 있었다.
중공측의 경계가 삼엄, 한국선수단의 에이스 김춘호선수가 군복차림의 중공군병사와 기념촬영을 하려하자 사복차림의 호위가 이를 막는 일막도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도착당시의 긴장도 풀려 여유있는 기분으로 휴일의 한때를 즐겼다』
그러나 이번 한국테니스선수단의 중공 입국이 바로 한-중공간 정치관계개선으로 직결될것이냐하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있다 (조일신문·2월26일자등). 가장 큰 제약은 물론 북한의 존재. 『중공은 이번 테니스선수단의 입국허용에도 북한을 의식한 흔적을 많이 남기고 있다. 한때는 이번대회의 홍콩개최를 기도한 일이 있으며 취재기자의 입국을 불허한 것 이라든가 개최지를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곤명으로 한것등이 그 예다』 (동경신문 2·24)
그러나 『이번 대회가 바로 정치적 접촉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해도 이를 계기로 양국익 스포츠교류는 급속히 확대될것』 (조일신문2·26)으로 보고있다.
중공은 4월의 아시아청소년농구선수권대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10월의 아시아올림픽위원회등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나 국제회의에 참가할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한국도 4월 광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총회에 중공측의 초청을 받고있는것을 비롯, 9월의 아시아 주니어테니스 선수권대회, 10월의 상해여자농구대회등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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