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도 현관문 열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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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동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에서 6개월째 살고 있는 주부 정선경(40) 씨는 홈네트워킹 시스템에 접목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실감하고 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무선 홈패드로 방문자와 전화한 사람을 확인한다. 홈패드로 주방과 거실의 전등도 켜고 끄고, 전자레인지로 음식물도 조리한다. 아랫층에 사는 친구와 통화할 때도 홈패드로 동호수를 눌러 서로 얼굴을 보며 화상통화를 한다.

鄭씨는 "요리나 설겆이를 하면서도 홈패드로 TV를 볼 수 있어 편하다"면서 "자그마한 홈패드 안에 타워팰리스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접속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혁명이 사이버 아파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속속 최첨단 사이버 아파트를 선보이면서 입주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안방에서 모든 것을 한다=서울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아파트 입주자들은 다양한 콘텐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sindorim.icitiro.com)를 통해 각종 생활 정보와 서비스를 받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인 것이다. 아파트 인근의 교통 상황과 어린이 집에 맡긴 아이의 노는 모습 등을 CC TV를 통해 아파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쇼핑.문화 등 인근 상가의 각종 생활 정보도 홈페이지에 수시로 올라온다.

서울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 정보화아파트 시범단지는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에 전자화폐(K-Cash)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카드 시스템과 교환기(PBX)방식의 인터넷 전화 시스템이 도입됐다.

전 입주민에게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해 주는 것은 물론, 입주민 전용의 무료 인터넷 교육장과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 전자화폐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카드를 통해 현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Cashless) 단지를 만들었다. 삼성의 타워팰리스와 송파 래미안 아파트 등에는 입주자들에게 휴대용 무선 홈패드를 무상으로 준다. 홈패드는 10.4인치 크기의 초박막액정화면(TFT-LCD)으로 만들어져 있다.

거실 뿐 아니라 침실은 물론 화장실에도 확장형 비디오폰이 연결돼 있다. 화장실에 있을 때도 비디오폰을 통해 찾아온 방문자를 확인하고 현관문을 열어 줄 수 있다.

◇미래 사이버 아파트는=현재 나와있는 사이버아파트는 초보단계다. 휴대전화로 집 밖에서 가스밸브 등 가전기기와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또 노인.장애인 등 정보화 소외계층들을 위해 음성으로 명령해 가전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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