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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47억 외 20억 비자금 만든 정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도로공사 하청업체인 흥우산업을 통해 조성·반입한 47억원 외에 다른 업체를 통해 추가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영컨설팅업체인 IBEL 대표 장상흥(64)씨가 포스코건설과 하청업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1일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고속도로(노이바이~라오까이 구간) 건설 사업에서 박모(51·구속) 전 베트남 법인장(상무)을 도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장씨를 구속 수감했다. 장씨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게 부탁해 W건설과 S건설을 베트남 도로공사 하청업체로 참여시킨 뒤 두 회사에서 2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31일 W건설 대표 황모(64)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주 W건설과 S건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 수사를 받던 흥우산업과 별개의 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흥우산업 현지 법인을 통해 107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47억원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박 전 상무를 구속했다. 흥우산업과 W건설, S건설 모두 당시 베트남 법인장이던 박 전 상무가 관리했다고 한다.

 검찰은 장씨가 조성에 관여한 비자금 20여억원 중 일부가 박 전 상무를 통해 정 전 부회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장씨와 정 전 부회장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는 정 전 부회장과 중학교 동창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북 사업가로 활동하며 정치권에 인맥을 쌓았던 장씨가 정 전 부회장을 정·관계 인사에게 연결해 줬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만간 정 전 부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장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나는 비자금과 전혀 관계가 없고 포스코건설과 사업을 같이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윤정민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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