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 알리바바와 물류 손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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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가 현대로지스틱스와 손을 잡았다. 한류 붐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역직구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알리바바의 해외직구 쇼핑몰 ‘티몰 글로벌’의 역직구 물류는 국내에서 현대로지스틱스가, 중국에서 알리바바 물류계열사 차이냐오(菜鳥)가 맡는다. 티몰에 입점한 롯데닷컴,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은 더 저렴하고 빠른 배송을 보장받게 됐다.

 국내 택배업계 2위 기업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아이씨비(ICB)와 역직구 물류업무 계약을 단독으로 체결하고 국내에서의 운송·창고운영·통관·항공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31일 밝혔다. 아이씨비는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사인 차이냐오의 한국 파트너사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에 가입한 한국 회원사의 배송 물량도 우선 배정된다. 기존보다 20% 저렴한 물류비에 배송기간도 4~5일에서 2~3일 수준으로 짧아질 전망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번 계약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30만건 배송을 처리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의 국제특송장 규모를 2배로 확대하고, 경기 김포·군포·오산에 역직구 물량만 전담하는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했다. 중국 역직구 물류업무 프로세스를 따로 구축하고 정보통신(IT)시스템도 개발해 시범 물류테스트까지 마쳤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설계 기간까지 합하면 1년 반이 걸렸고, 최소 100억원 이상 투자금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씨비의 김동철 이사는 “국내 대형 물류업체를 두루 만나봤지만 현대로지스틱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일을 빠르게 진행해줬다”고 밝혔다.

 그만큼 중국 역직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업계는 중국의 해외직구 규모가 올해 35조원에 달한다고 예상하는데, 현대로지스틱스는 이중 우리나라 역직구 규모가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통상 물류매출 비중이 시장 규모 10% 내외임을 감안하면 중국시장에서 3500억원 규모의 역직구 물류 발생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국제특송 물량이 늘어날수록 이를 선점하려는 물류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택배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도 역직구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중국 3대 택배사 중 하나인 위엔퉁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한국에서 국제특송 화물의 분류와 배송업무를 맡고 있다. 위엔퉁이 19일부터 알리바바 물류사인 차이냐오와 협력해 중국과 인천, 홍콩을 오가는 전세화물기를 운영하면서 역직구 상품 배송에 CJ대한통운도 일부 참여하게 됐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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