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발효미원'] 천연 사탕수수로 만든 국민 조미료 60년 만에 리뉴얼, 젊은 층 입맛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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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60여 년 만에 리뉴얼해 선보인 ‘발효미원’. [사진 대상]

지난 60여 년간 한국인의 밥상과 함께한 미원은 ‘국민조미료’로 불릴 만하다. 국내 최초 조미료인 미원은 자연원료인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발효조미료로, 다양한 요리에 쓰여 감칠맛을 더해준다.

미원은 1950년대 중반, 대상그룹 창업자 임대홍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돌아와 만들어냈다. 순수 국내 자본과 독자 기술로 만들어 낸 국내 최초 조미료였다. 당시 국산 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미원선물세트는 최고의 명절 선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으로 제품을 수출할 만큼 승승장구하던 미원은 90년대 초 MSG 유해 논란으로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다양한 매체에서 MSG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졌다. 마침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나서 MSG의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소비자 인식도 변해 갔다. MSG의 안전성은 이미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FDA 등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대상은 지난해 10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제품명도 기존 ‘감칠맛 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꾸고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를 고려해 더욱 부드럽고 깔끔한 감칠맛을 담았다.

L-글루탐산나트륨에 배합해 맛을 배가시키는 헥산의 비율을 줄여 가장 이상적인 감칠맛이 나도록 했다. 패키지 디자인 역시 지난 60년간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축소하고, 자연의 느낌을 살려 원재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발효미원 출시에 맞춰 홍대 인근에서 ‘밥집 미원’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60여 년 만에 이루어진 미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20~30대 젊은 층에게 알리기 위해 홍대거리에 장소를 마련, 발효미원을 넣어 나트륨 양을 30% 줄인 국밥을 70년대 가격인 100원에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대상 식품사업총괄 최광회 상무는 “새롭게 선보인 발효미원을 통해 미원이 단지 향수를 일으키는 옛날 조미료가 아닌, 세대를 넘어 애용되는 국민 조미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원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1000억 원 가량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400억 원 이상이 소매 판매 매출이다. 최근 성장한 자연조미료 시장 규모인 45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송덕순 객원기자 simp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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